여야, 탄력근로·최저임금 합의 실패…임시국회 처리 사실상 무산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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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소위원회 열고 접점찾기 나섰지만 끝내 실패
논의는 계속…4월국회에서 처리시도 할 듯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 관련 법안 처리를 놓고 접점을 모색 중이던 여야가 3일 합의 도출에 끝내 실패했다. 남은 국회 일정을 감안하면 오는 5일까지인 3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는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이원화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여야가 입장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면서 몇 차례 정회했고 오후 5시20분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소위 회의장을 방문해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여야가 소위에서부터 평행선을 달리면서 당초 이날 오후 5시 열릴 예정이었던 환노위 전체회의도 소위 종료 이후로 연기됐다가 아예 취소됐다.

여야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과 최저임금 결정체계 관련 법안을 묶어 패키지로 처리하려고 시도했지만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문제에서부터 난항을 겪었다.

민주당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안대로 현행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주52시간 도입에 따른 기업부담 증가를 이유로 이를 1년까지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위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여야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문제를 잠시 접어두고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먼저 논의했지만 이마저도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정부안을 주장한 반면 한국당은 지역과 업종에 따른 차등화를 요구해 합의가 불발됐다.

다만 최저임금 결정체계와 관련해 올라온 72개 법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 쟁점을 6∼7가지 로 압축하는데 그쳤다.

소위 위원장인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산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의견 차이를 많이 좁히지 못했다”며 “탄력근로제는 기업이 원하는 것이고 선택근로제는 근로자가 원하는 것인 만큼 이 부분을 함께 논의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 재량근로제 등을 같이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관련해서는 임금 산정 시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까지 더하면 많은 기업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할 처지에 놓이기 때문에 한국당은 주휴시간을 빼자고 했고 민주당은 그럴 바에는 통상임금도 같이 논의하자고 해서 접점을 못찾았다”고 설명했다.

소위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한 여야는 3당 간사 간 논의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중 하나라도 합의가 된다면 패키지 처리도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오는 4일 예정인 법사위 전체회의와 5일 본회의 등 남은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3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야는 4월 임시국회에서 계속해서 논의해 간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급랭한 정국 분위기를 감안하면 난관이 예상된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환노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경사노위에서 경영계까지 포함한 당사자들이 일정부분 양보 하에 합의해 온 안이 있는데 이것을 존중해주는 게 당연하다. (당사자들이) 스스로 조정해서 갖고 온 안을 두고 이게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 결정체계도 이원화하는 안을 2017년에 전문가들이 만들었고 여기에 대해 노사도 이견이 없었다”며 “여기에 야당의 이견이 있다면 논의는 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업종별·지역별 차등화만 갖고 얘기를 하니까 논의가 안 된 것”이라고 합의 불발의 책임을 한국당에 돌렸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주요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 찾아온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탄력근로제만 해결해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이고 주휴수당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제외 등에 대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3월 국회를 시작할 때 많은 조건을 달았지만 빨리 연 것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과 최저임금 산입법, 주휴 수당 문제 등을 교정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열자마자 여당이 패스트트랙을 한다고 선거제와 공수처법 이야기를 하며 한 달이 지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탄력근로제 확대 등 근로기준법 개정을 반대하며 국회 진입을 하려다 김명환 위원장이 경찰에 연행되는 등 여야뿐만 아니라 국회 밖에서도 진통이 계속됐다.

이날 민주노총은 국회 앞에서 탄력근무제 단위시간 확대 반대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약 200명이 모인 가운데 시위 분위기가 격해지면서 국회 담장을 넘어뜨리거나 뛰어넘어 연행자도 발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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