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출간된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전’(3권·탐구당)이 30여 년 만에 전권 복간됐다. 한길사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번역을 수정·보완하고 해설과 도판을 더해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6권·세트 27만 원)을 새로 펴냈다”며 “작가의 해설까지 덧붙여 완역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라고 했다. 프랑스어판은 작가의 해설을 담았지만 완간되지는 않았다.
이 책은 이탈리아 미술가·건축가로 활동한 조르조 바사리(1511∼1574)가 1200∼1500년에 활동한 화가 건축가 조각가의 생애와 작업을 망라했다. 조반니 치마부에, 조토 디 본도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당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세계를 깊이 파고든 노작이다. 1550년 초판을 냈고 18년 뒤 개정 증보판이 나왔다.
해설을 맡은 고종희 한양여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는 “바사리는 화가이자 건축가로도 유능했지만 이 평전으로 미술 비평사에 한 획을 그었다”며 “바사리 덕분에 서양미술사에서 르네상스 시대가 유독 풍부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바사리는 이탈리아 곳곳의 예술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당대의 정치·경제사를 참조해 평전을 완성했다”며 “미술사뿐 아니라 정치·경제·인문서로서도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매너리즘, 드로잉, 르네상스 같은 용어도 이 책에서 처음 언급됐다.
미술 애호가였던 이근배 전 조선대 의대 교수(1914∼2007)는 미국 하버드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해 18년간 번역에 매달렸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저본이 된 미국판 평전도 당시 절판된 탓에 사서에게 개인적으로 복사본을 얻어 힘들게 번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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