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靑낙점인사 公기관 지원서 고쳐준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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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공모때 면접 예상 질문-답변까지 제공”
신미숙 靑비서관 깊이 관여한듯… 김은경 前장관 2일 재소환

환경부가 환경부 산하 기관장에 청와대 내정 인사를 앉히기 위해 서류 심사 지원서를 고쳐준 정황을 검찰이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국립공원공단 권모 이사장이 2017년 9월 이사장 공모에 참여했을 당시 환경부가 직접 권 이사장의 1차 서류심사 지원서 내용을 첨삭한 정황을 파악했다. 당시 환경부 인사를 담당하는 운영지원과 실무자가 권 이사장의 1차 심사 지원서 자기소개서 및 업무수행 계획서의 표현을 지원 양식에 맞게 수정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청와대가 권 이사장을 공단 이사장으로 내정한 상태에서 환경부가 그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이사장은 1차 심사를 통과해 최종 면접 후보 5명에 선정된 뒤 면접을 거쳐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면접에 앞서 환경부는 권 이사장에게 예상 질문지와 답변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권 이사장과 운영지원과 실무자가 주고받은 이메일 등 관련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검찰은 이번 주 권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공단 이사장 지원 및 지원서 수정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산악인이자 시인인 권 이사장은 문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2017년 11월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이 됐다. 권 이사장은 2017년 5월 대통령선거 직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문학인 423인’에 이름을 올렸다. 권 이사장 취임 당시 정치권에서는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은 권 이사장 등 청와대 내정 인사가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이 되는 과정에 신미숙 대통령균형인사비서관(52)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신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63)을 지난달 30일 재소환한 데 이어 2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 인선을 조현옥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63)과 사전 조율했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성택 neone@donga.com·김동혁 기자
#검찰#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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