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구대로 5개 제재 해제땐 최대 100억달러 경제적 이익”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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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효과 분석해 美와 공유… 개성-금강산 재개시 이익의 40배
트럼프, 모두 해제하는 ‘빅딜’ 제시
김정은, 영변外 시설 언급안해 결렬

백악관 복귀한 트럼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워싱턴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가운데)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오른쪽)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전용 헬기 ‘마린 원’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연간 경제적 이익이 30억∼1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북제재 해제를 제안하며 비핵화 일괄 타결을
 요구했지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 비핵화만 고수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AP 뉴시스
백악관 복귀한 트럼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워싱턴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가운데)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오른쪽)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전용 헬기 ‘마린 원’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연간 경제적 이익이 30억∼1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북제재 해제를 제안하며 비핵화 일괄 타결을 요구했지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 비핵화만 고수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AP 뉴시스
북한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요구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5건의 해제가 이뤄진다면 최소 연간 30억 달러(약 3조3957억 원)에 이르는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북한 요구대로 2016년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5건을 모두 해제하면 이런 경제적 효과가 나올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미국 당국과도 공유했다.

5건의 제재 분야는 △석탄과 철 등 광물 △해산물 △농산물 △기계류 △식품 등으로 사실상 북한산 주요 해외 수출품목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의 신규 해외 파견도 금지돼 사실상 북한의 돈줄을 틀어막고 있다. 또 제재 해제로 가능해지는 대규모 해외투자 유치 가능성까지 모두 포함하면 북한이 얻을 이익이 30억 달러를 넘어 최대 100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로 얻을 이익(2억5000만 달러 추정)의 최소 12배에서 최대 40배에 달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당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고 구체적 이행에 나서면 5가지 제재를 모두 해제해 줄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해제 조건으로 북한은 무엇을 내놓겠느냐’는 미국의 질문에 끝까지 영변 핵시설 이외의 시설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미국의 ‘일괄 타결(빅딜)’ 문건까지 김 위원장이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는 게 협상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시급하게 원한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은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에도 쉽사리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외교 소식통은 “두 카드가 북한에 실질적으로 줄 수 있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도 미국과 국제사회에는 그 자체가 ‘사실상의 대북제재 해제’로 받아들여진다”며 “제재 원칙을 훼손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 만큼 가시적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2차 북미 정상회담#대북제재#트럼프#빅딜#김정은#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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