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제재로 이미 큰 고통… 현재론 추가제재 필요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정은과 좋은 관계” 대화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북한은 제재로 이미 크게 고통받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추가 대북제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북제재 추가 철회를 언급한 최근 자신의 트위터 내용으로 발생한 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한 것이다. 동시에 내부 강경파의 목소리를 잠재우며 북한을 향해 ‘다시 대화하자’는 유화적 메시지를 재차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팜비치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북제재를 왜 번복하려 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나중에 제재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현 시점에서 추가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거듭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재무부)은 제재를 부과하려고 하고 있었고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며 “단지 그렇게 되도록 놔둬선 안 되겠다고 내가 결정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22일 트위터로 ‘철회 지시’를 한 대상이 전날 재무부가 발표한 대북제재를 의미했던 것임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하려던 것(제재)은 전날 재무부가 중국의 해운사 2곳에 대해 부과했던 것이며, 당시 논의 중이던 추가 대북제재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재무부의 이번 제재에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뒤늦게 이를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볼턴 보좌관이 강조해 온 ‘최대의 압박’ 기조와 다른 발언과 해석을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대화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내가 매우 잘 지내는 사람”이라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또 “나는 적어도 할 수 있는 한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볼턴 보좌관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대화를 계속할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엇박자가 난 내부 강경파와 대화파의 의견 차를 조율하며 상황을 정리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 속에 한반도 주변국들의 ‘핵 외교전’은 다시 숨 가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정부는 4월 11일 한미 정상회담 후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고, 이를 전후로 북-미 실무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러시아로 우회해 돌파구를 모색 중인 만큼 조만간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월 미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고, 북-중 정상회담 역시 순차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트럼프#김정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