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예방 백신의 명품 브랜드로 떠오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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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케미칼

에스케이케미칼(SK케미칼)이 선보인 예방 백신 브랜드 ‘스카이(SKY)’가 최초의 R&D기술력과 우수한 임상데이터, 빠른 성장률을 앞세워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케미칼이 SKY백신을 선보인지 불과 4년여 만에 일궈낸 성과에 국산 백신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도 한층 고조된 분위기다.

지난해 7월 SK케미칼에서 분할해 세워진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 국내 최초의 타이틀을 가진 자체 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백신은 국내에서의 빠른 성장세와 기술 수출 등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15년 출시한 국내 최초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SKY Cellflu)와 이듬해 출시한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는 출시 4년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이 20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에 육박했다.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은 기존 백신과 다르게 유정란을 사용하지 않고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백신을 생산한다. 이 때문에 항생제나 보존제의 투여가 불필요하고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도 좀 더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다. 항생제에 대한 과민반응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6개월 이상 걸리던 생산 시간이 절반 이하 수준인 2∼3개월로 줄어 신종플루처럼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변종 독감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런 세포배양 방식을 세계에서도 주목했다. 작년 2월 세포배양 독감백신 생산 기술은 글로벌 백신기업에서 개발하는 ‘범용 독감백신’에 적용하기 위해 기술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범용 독감백신은 바이러스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염기서열을 표적으로 해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까지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독감백신이다. 당시 체결된 기술 이전과 라이선스 계약 규모는 최대 1억5500만 달러로 국내 기업의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독감백신의 WHO(세계보건기구) PQ(사전적격심사) 인증을 통한 국제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PQ 인증을 신청한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고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도 연내 인증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SKY Zoster)’도 국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스카이조스터는 2017년 12월 출시된 이후 지난해에만 약 35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에서의 반응을 살핀 후 본격적인 처방이 이뤄지는 의약품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출시 1년여 만에 블록버스터 의약품 분류 기준인 연매출 100억 원을 세배 이상 넘긴 이례적인 성과다. 접종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검증된 만큼 향후 스카이조스터의 접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시장에 빠른 속도로 안착한 스카이조스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대상포진백신의 도입이 필요한 동남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출시한 국내 두 번째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SKY Varicella)’는 국내외 19개 임상기관에서 만 12개월 이상∼12세 미만의 총 499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다국가 임상3상을 진행했다. WHO PQ인증을 받은 외국계 수두백신을 임상 대조군으로 활용해 접종 후 2배가량 높은 항체를 확인했고 대조군 대비 동등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선보였다. 스카이바리셀라의 우수한 임상데이터에 의료진들의 높은 평가가 이어지며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백신 전문 기업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은 미국 FDA(식품의약품안전국)의 임상시험계획 승인(IND)을 통과하고 지난해 12월 임상 1상에 들어갔다. 예방 백신 중 가장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폐렴백신 시장에서 차세대 백신을 성공적으로 선보일 경우 국산 백신의 세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 헬스케어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2016년 미국, 일본 및 5개 주요 EU국가에서만 약 5조2000억 원의 규모에 이르고 있다. 이 시장은 2025년까지 약 7조1000억 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 파스퇴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국제백신연구소, PATH 등 글로벌 민관 기구들과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며 국내에서 개발되지 못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차세대 혁신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프리미엄 백신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SKY 백신을 통해 인류 건강을 지키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bio 의약#제약#신약#에스케이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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