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일러에 미세먼지 책임 돌린 中외교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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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기질 악화 노후보일러 탓”… 자국 책임론 피하려 엉뚱한 주장

중국 외교부가 한국의 미세먼지 문제 원인으로 국내 난방 보일러를 지목했다. 생태환경부 뿐 아니라 외교부까지 나서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모습이다.

25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한 중국 기자는 3월 한국 방송매체 보도를 거론하며 미세먼지 중국 책임론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으로 질문했다. 그는 “한국의 공기 질이 안 좋은 것은 노후 보일러와 관련 있다고 한다. 현재 한국의 360만 가정이 보일러를 사용하고 겨울철은 사용이 많다”면서 “한국 미세먼지의 원인은 중국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해당 기자의 질문에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도 화답했다. 그는 “우리도 관련 보도를 봤다. 한국의 공기 관련 전문가들의 태도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성적이며 객관적이다”며 “중국 공기 오염이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중국 생태환경부와 관련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이미 매우 전문적이고 자세한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생태환경부는 한국 내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왔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반박했다. 중국의 공기 질이 40% 이상 개선됐으나 한국의 공기 질은 그대로이거나 심지어 조금 나빠졌다는 등의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한국 미세먼지 책임은 중국에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다. 특히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국내 유입 근거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표준연 연구진은 중국이 춘제(중국의 설 연휴) 기간 폭죽놀이를 대대적으로 벌여 적잖은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한 뒤 춘제 기간 한반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m³당 51∼100μg 정도의 ‘나쁨’ 수준으로 나타난 것을 통해 중국의 초미세먼지 유입 근거를 확보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미세먼지#한국 난방 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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