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최정호, 3주택으로 시세차익 23억”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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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野 “당초 靑에 2주택-1분양권 신고, 처리 지시받고 급하게 증여했나”
최정호 “다주택 처분 기회 놓친 것”… 與 일각 “장기보유 다주택 죄 안돼”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위도 자식이라고 생각해 (증여)한 것이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건 아니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이른바 ‘꼼수증여’ 논란에 이같이 해명했다. 개각 발표 직전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를 딸 부부에게 증여한 뒤 월세 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국민의 마음을 사려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도 세금 탈루 의혹은 부인한 것.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대표적 투기사례로 꼽은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투자)로 23억 원의 시세차익을 본 데 이어 모친 소유 주택 지역 재개발 지정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자유한국당은 ‘국토투기부 장관’이라고 비판했다.

○ 野 “3주택 시세차익만 23억 원”

최 후보자는 2월 중순까지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84m²),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59m²), 세종시 반곡동에 건설 중인 펜트하우스(155m²) 분양권 등 아파트 2채와 분양권 1개를 보유한 다주택자였다. 이 중 2003년 구매한 잠실 아파트는 실제 거주하지 않고 세입자만 들여 갭투자 의혹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은 “3채를 합치면 시세차익이 약 23억 원”이라고 했다. 최 후보자는 “2008년 분당 아파트를 팔고 잠실로 이사하려 했는데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 처분이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다주택 보유는 죄입니까?(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

“주택시장 안정을 해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최 후보자)

―그런데 왜 본인은 20년 동안 해오셨습니까. 집값 폭등의 주범이 어떻게 집값 안정의 책임자가 됩니까?(이 의원)

“다주택자가 되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처분하려는 기회를 놓쳤습니다.”(최 후보자)

최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3월 8일)되기 전인 2월 18일 거주하던 분당 아파트를 딸 부부에게 증여하고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60만 원의 월세 계약을 맺은 ‘꼼수 증여’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당초 후보자가 청와대에 제출한 인사검증 자료에는 ‘2주택 1분양권자’로 기재돼 있었다. 이후 (청와대 쪽에서)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급하게 증여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 차관 시절 모친도 재개발 이익


한국당 박덕흠 의원은 “최 후보자가 국토부 2차관에 재직하던 2016년 모친 소유의 인천 부평4구역 단독주택(대지 128.00m²)이 정부 재개발 대상에 포함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주택 공시가격은 2015년 1월 1억4600만 원이었으나 재개발 확정 후인 2018년 1월 2억 원이 됐다. 최 후보자는 박사논문 자기표절 의혹에 대해선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 간 온도 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강훈식 이규희 의원 등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비판한 반면 황희 의원은 “(분당과 잠실 아파트를 장기 보유했기 때문에) 다주택자는 죄가 아니다”라고 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최 후보자는 동남권신공항과 관련해 “총리실에서 김해 신공항 취소 요청을 하면 수용할 수 있느냐”는 민주당 서형수 의원의 질의에 “당연히 따르겠다”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최정호 국토장관 후보자#인사청문회#다주택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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