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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정계 복귀 질문에 “연목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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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정계 복귀 질문에 “연목구어”

한상준 기자 입력 2019-03-22 03:00수정 2019-03-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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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질문에 명확한 답변 안해
文대통령에 미세먼지 위원장 수락… 면담뒤 이례적 靑춘추관 회견
“국민 성원에 보답할 차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유엔 사무총장에 오르는 명예를 누렸다. 미약하지만 국민 성원에 보답할 차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을 수락한 뒤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잠시나마 격돌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정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함)”라며 부인하면서도, 명확하게 선을 긋지는 않았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40여 분 동안 만났다.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문제를 한국과 중국이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일을 해주는 데 반 (전) 총장님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을 만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부 밖 인사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다. 반 전 총장이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한 것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의 외교보좌관에서 외교부 장관으로 옮겼던 2004년 이후 15년여 만이다. 반 전 총장은 “국가적 중책의 제의를 받았고, 필생의 과제를 다시 한번 전면에서 실천할 기회라고 생각해서 수락하게 됐다”고 말한 뒤 “국내외적 배출 원인의 과학적인 규명이 중요하다.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와의 협력과 공동 대응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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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대응에 성과를 내게 되면 정계 은퇴 선언을 번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엔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2017년 1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반 전 총장은 20일 만에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반 전 총장을 배웅하며 이 질문을 재차 했고, 반 전 총장은 “(질문을) 잊어버린 게 아니라 일부러 답변을 안 했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김 대변인에게 “그 이야기는 연목구어다. 내가 반기문재단을 만들었는데, 그 정관에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위원장 수락이 정치 복귀 신호라는 관측에 거리를 두면서도, 가능성을 아예 닫아 두지는 않은 셈이다. 벌써부터 정치권 일각에선 “반 전 총장이 별명인 ‘기름 장어’처럼 특유의 알 듯 모를 듯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임명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처음 제안했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반 전 총장에게 의사를 타진했다. 노 실장과 반 전 총장은 같은 충북 출신으로 고향 선후배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 말미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정부 기구 설치를 제안한 손 대표의 혜안에 존경을 표한다”고도 했다. 기자회견에는 반 전 총장의 최측근인 김숙 전 주유엔 대사도 함께했다.

미세먼지가 장기 과제인 만큼 청와대와 반 전 총장의 공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반 전 총장의 위원장직 수락을 주목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위원장직을 수락할지 개인적으로) 망설임도 있었다. 많은 분이 우려와 걱정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반기문#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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