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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伊서 스쿨버스 방화… 反이민 정책에 흉흉해지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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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伊서 스쿨버스 방화… 反이민 정책에 흉흉해지는 유럽

위은지 기자 , 이윤태 기자 입력 2019-03-22 03:00수정 2019-03-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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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난민 불만 세네갈 출신 버스기사, 불 지른뒤 “난민 죽음은 살비니 탓”
학생들은 불타기 전에 전원 구조돼… 네덜란드선 ‘트램 총격’ 후폭풍
反이민 신생정당 최대 10석 확보, 4개 연립여당 상원 과반 실패할 듯
하마터면… 21일 이탈리아 밀라노 남동부 산도나토밀라네세 부근 고속도로에서 소방대원들이 버스 화재 현장을 살피고 있다. 전날 이탈리아의 반난민 정책에 불만을 품은 세네갈 출신 버스운전사가 중학생 51명이 탑승한 스쿨버스를 납치해 불을 질렀다. 학생들은 무사히 구조돼 인명 피해는 없었다. 밀라노=AP 뉴시스
유럽에서 반(反)이민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반난민 정책에 불만을 품은 세네갈계 버스 운전사는 중학생들을 태운 스쿨버스를 납치해 불을 질렀고, 터키 이민자가 저지른 ‘트램 총격사건’을 겪은 네덜란드 지방선거에선 반이민 정당이 약진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탈리아 북부 크레모나의 한 중학교 학생 51명과 인솔자 3명을 태운 스쿨버스가 20일 밀라노 남동부 산도나토밀라네세 부근 고속도로에서 불에 타 전소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버스가 불타기 전 학생들이 구조돼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버스 운전사인 세네갈계 남성 우세누 시(47)를 방화 혐의로 체포했다. 2002년부터 스쿨버스를 운전한 그는 이날 돌연 버스를 납치해 약 40분간 인질극을 벌였다. 그는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전부 압수하고 인솔자들에게 케이블TV 선으로 학생들의 손목을 묶으라고 지시했다. 버스를 잠시 세우고 내부에 휘발유도 뿌렸다. 다행히 버스 뒤쪽에 앉은 한 용감한 학생이 결박을 풀고 주머니에 숨겨둔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 경찰이 버스를 세우고 학생들을 뒤쪽 창문으로 탈출시키던 중 시는 버스에 불을 붙였다. 버스가 전소하기 전 탑승객은 전원 구조됐고 시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학생들에 따르면 시는 체포 직후 “지중해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민들의 죽음을 멈춰야 한다. 이들의 죽음은 난민에 적대적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탓”이라고 외쳤다. 현지 언론은 그가 ‘이민자를 태운 구조선이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정박했으나 하선을 거부당했다’는 뉴스에 분노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는 이탈리아 국적 여성과 결혼해 2004년 시민권을 획득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음주운전 및 성범죄 의혹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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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6월 서유럽 최초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이 집권했다. 반기성정치를 내건 ‘오성운동’과 극우 동맹당은 집권하자마자 반난민 정책을 시행했다. 이를 주도한 사람이 동맹당 대표인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그는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항구 정박을 금지하고 올해 1월 로마 인근 난민센터를 사전 고지 없이 폐쇄했다. 이로 인해 최근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난민 수는 대폭 줄었지만 상당수가 지중해에서 숨지거나 인권 침해가 자행되는 리비아 등으로 송환돼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8월 아프리카 난민 170명을 태웠다 구조된 선박의 하선을 열흘간 고의 지연시켜 법정에 섰지만 면책특권으로 이를 모면했다. 21일 상원은 그의 면책특권 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투표를 실시해 찬성 237표, 반대 61표로 유지를 가결했다.

20일 네덜란드 지방선거에서도 반이민 정당 ‘민주주의를 위한 포럼’이 약진했다. 2016년 9월 창당된 이 신생 정당은 창당 후 처음으로 상원에 진출해 최대 10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AP 등이 전망했다.

현지 언론은 선거 이틀 전인 18일 중부 위트레흐트 시내 트램에서 터키계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숨진 사건으로 흉흉해진 민심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12개 지역에서 지방의원 570명이 선출된다. 이 지방의원들이 상원 75석을 뽑기에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상원 구성도 대폭 바뀐다.

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마르크 뤼터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VVD), 민주당, 기독민주당, 기독연합 등 4개 연립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3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연립여당은 현재 상원에서 38석을 차지하고 있으나 이번 선거로 과반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특히 총기 사건 후 주요 정당들은 선거 운동을 중단했음에도 티에리 보데 ‘민주주의를 위한 포럼’ 대표는 “실패한 이민 정책으로 사건이 발생했다”며 정부와 각을 세웠다. 이런 움직임이 선거에서의 대약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은지 wizi@donga.com·이윤태 기자
#스쿨버스#네덜란드#연립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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