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구 된 ‘어벤저스’와 ‘엑스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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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21세기폭스 80조원에 인수… 1년 넘게 걸린 합병승인 마무리
‘심슨가족’ ‘데드풀’ 캐릭터도 승계… 디즈니, 스트리밍 시장 공략 나설듯

‘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를 삼키며 더 크게 몸집을 불렸다.

20일 AP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폭스와 710억 달러(약 80조2300억 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인수합병 효력은 이날부터 발생한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중요하고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상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이번 합병의 의미를 밝혔다. 디즈니는 2017년 12월 폭스의 일부 사업을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했지만 컴캐스트와의 인수 경쟁, 미국 반독점법 위반 검토 등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1년 이상 걸렸다. 폭스의 몸값도 애초 디즈니가 제시했던 인수액(524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가까이 올랐다.

이번 인수를 통해 디즈니는 21세기폭스의 영화 스튜디오와 내셔널지오그래픽, FX 등 케이블TV 채널 등 사업의 전권을 갖게 됐다. 특히 디즈니는 원래 보유하고 있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의 지분(30%)에 폭스가 보유한 30%의 지분을 추가하게 됐다.

미키 마우스 같은 고전 캐릭터부터 마블, 스타워즈, 픽사 스튜디오의 수많은 콘텐츠를 소유한 디즈니는 폭스의 심슨가족, 엑스맨, 데드풀, 아바타 등 인기 만화 및 영화 캐릭터 소유권도 갖게 됐다. 엑스맨 등은 마블코믹스에서 시작된 캐릭터지만 소유권이 폭스에 있었기 때문에 디즈니의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에 출연하지 못했다. 다만 폭스는 사업적 독립성을 인정받기로 해 폭스뉴스나 폭스스포츠 채널 등 언론미디어 분야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 이후 디즈니는 넷플릭스 등에 맞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거는 2월 실적 발표 때 올 하반기(7∼12월)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의 출범 등 스트리밍 서비스 강화 계획을 밝혔다. 영화와 TV 콘텐츠 제작부터 케이블 채널, 스트리밍 서비스 등 배급까지 전 과정에서 디즈니의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두 회사의 합병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할리우드리포트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월트디즈니#21세기폭스#인수합병#어벤저스#엑스맨#스트리밍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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