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격 용의자 형제, 체첸 무장활동 전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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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테러에 무게 두고 수사
체포된 터키 출신 37세 용의자… 가족들 근본주의 추종 살라피스트

네덜란드 중부 위트레흐트 트램 안에서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가 18일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AP통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경찰은 “사건 발생 약 8시간 만에 터키 출신 용의자 괴크멘 타니스(37)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그를 용의자로 지목해 사진을 공개했다. 범행 후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던 그는 범행 장소에서 약 3km 떨어진 건물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남성을 추가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타니스는 이날 오전 10시 45분경 위트레흐트 옥토베르플레인 거리 교차로에 정차한 트램 내에서 총기를 난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총격으로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 4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19일 사망자가 위트레흐트 출신 28세, 49세 남성과 근교 비아넌의 19세 여성이라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9일 경찰은 “현재까지 용의자와 사망자 3명 사이에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용의자가 도주에 사용한 차량에서 발견된 메모와 공격의 유형을 볼 때 테러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모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네덜란드 공영 NOS방송은 “타니스의 형제가 러시아 체첸에서 무장 활동에 가담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타니스도 이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또 “타니스의 가족들이 살라피스트를 신봉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살라피스트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직계 제자 ‘살라프’를 따르는 근본주의자를 뜻한다.

현지 언론들은 타니스가 코카인 중독자이며 마약 거래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절도, 음주 운전, 여성 및 경찰 협박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네덜란드 법원에 따르면 그는 2017년 강간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2주 전에는 절도 혐의로 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항소해 수감되지는 않았다.

타니스가 개인적 복수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타니스 친척의 말을 인용해 이번 총격이 ‘가족 분쟁(family disput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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