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성수기인데… 얼어붙은 주택매매, 통계작성 이후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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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서울 74%↓… 전월세는 급증

서울의 40대 회사원 김모 씨는 최근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가 ‘초(超)급매’로 나왔다는 중개업소 연락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12억8000만 원까지 올랐던 전용 59m²가 9억7000만 원에 나왔다는 말에 솔깃했지만 올해 해당 단지 3885채 중 거래된 것은 2건에 불과하다는 점이 찜찜했다. 김 씨는 “거래가 거의 없어 판단하기 어렵고 혹시 값이 더 떨어질까 싶어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성수기인 봄이 왔지만 주택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정부의 규제강화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크게 줄면서 지난달 전국과 서울 모두 주택매매 거래량이 2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4만3444건, 서울 거래량은 4552건으로 집계됐다. 2006년 12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2월 기준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주택매매 거래량은 1년 전인 2018년 2월(1만7685건)에 비해 74.3%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6만9679건에서 4만3444건으로 1년 만에 37.7% 감소했다. 반면 실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임대로 눈을 돌리면서 전월세 거래는 크게 늘었다. 1년 만에 전국(13.9%)과 서울(17.1%) 모두 두 자릿수 증가했다.

최근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거래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른바 ‘집맥경화’ 상태가 길어지면 중개업체, 이사업체 등 관련 시장이 위축되고 지방자치단체가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거래 실종이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거래가 이뤄져야 정상”이라며 “가격 판단이 어려워 실수요자들이 구매 시기를 놓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주애진 기자
#부동산 매매#주택매매#주택 거래량#주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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