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名문장]좋아하는 일을 하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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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카탈루냐정부 무역투자청 한국사무소장
이희연 카탈루냐정부 무역투자청 한국사무소장
“어떤 것을 잘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사랑, 두 번째로 테크닉이 필요하다. 우리는 평균적으로 좋은 테크니션이 되도록 만들어졌다. 이제 질문은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 일을 하는가에 남겨지겠다.” ―안토니오 가우디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는 천재적인 창의성으로 모더니즘 건축학에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르셀로나에는 구엘 공원,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성당),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그의 아름다운 작품이 7개나 있다.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고 있으면 그의 비범함과 건축, 삶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그는 건축을 아주 많이 사랑했고, 아주 잘했다.

일을 하다가 만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대부분은 첫 질문에 특정 회사의 이름을 거론하거나 특정 직무를 말한다. 두 번째 질문에는 답변을 거의 못 한다. 우리는 자라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탐색하고 깨닫는 과정을 겪기보다는 주어진 일(공부)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배웠다. 또 주어진 문제를 주어진 기술로 잘 풀어내도록 교육받아 왔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로 나올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것은 너무 안타깝지만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운 좋게 계속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 나의 경험으로도 일이 항상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어려운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

우리 모두는 이미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그렇기에 성인이 돼서야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고민을 시작하는 친구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찾을 때까지 방황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눈앞에 펼쳐진 여러 길 중에 내가 가고 싶은 길 어디든 갈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이희연 카탈루냐정부 무역투자청 한국사무소장
#안토니오 가우디#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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