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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강남 국민주택 1채도 종부세 속출… 소득없는 은퇴자들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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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강남 국민주택 1채도 종부세 속출… 소득없는 은퇴자들 시름

박재명 기자 입력 2019-03-16 03:00수정 2019-03-16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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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시가격 인상 후폭풍
남가좌동 소형아파트 20% 껑충… 마포-용산-성동은 30%넘게 인상도
“중저가 주택은 시세변동률 이내” 국토부 산정기준 설명과 달라
전문가 “1주택 거래세부터 낮춰야”
“세금 더 내려고 이 나이에 취업할 수도 없고 난감하네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전용면적 83.06m²) 한 채를 보유한 이모 씨(70)는 15일 아파트 공시가격을 확인한 뒤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7억9900만 원이던 공시가격은 올해 9억1200만 원으로 14.14% 올랐다.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14.17%) 수준이지만 고가주택의 기준으로 통하는 ‘공시가격 9억 원’의 문턱을 넘었다.

공시가격이 9억 원을 넘으면 1주택자라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된다. 이 씨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무섭다. 2017년 162만 원이던 재산세는 지난해 208만 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263만 원으로 예상된다. 2년 만에 62.3%나 오르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낼 종부세는 재산세에 비하면 아직 ‘푼돈’ 수준이지만 내년부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씨는 “공시가격이 오르면 건강보험료도 오른다는데 일단 세금 고지서를 받아봐야 체감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집 한 채뿐인데”… 은퇴자·1주택자 부글부글


정부가 14일 공동주택 1339만 채의 공시가격을 공개한 이후 가장 걱정이 커진 계층은 ‘서울에 집이 있는 1주택자’다. 특히 소득 없는 은퇴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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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공시가격을 5.3% 올렸지만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10% 넘게 올렸다. 서울의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에서는 30% 이상 인상된 단지도 적지 않다.

서초구 반포동의 신반포8차 아파트(전용 52.7m²)는 지난해 6억 원대였던 공시가격이 올해 9억2800만 원으로 41.5% 올랐다. 용산구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전용 84.21m²)은 34.4%, 서울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전용 97.3m²)는 35.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 따르면 이들 아파트는 재산세 인상률 상한선인 30%까지 세금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용산e편한세상 아파트는 지난해 161만 원이던 보유세가 올해 210만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집 한 채 외에 별다른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에겐 세금 인상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국민주택 수준(전용 84m²)의 아파트 1채를 가진 윤모 씨(72)는 “아직까지는 견딜 수 있지만 앞으로 세금이 더 오를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윤 씨 아파트 단지의 보유세 인상률은 지난해 33%, 올해 20% 선이다. 2017년 249만 원이던 보유세가 2년 새 388만 원까지 늘게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애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올라왔다. 15일 한 청원인은 “공시가격 급등으로 은퇴자나 1주택자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1주택자에 한정해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전반적으로 공시가격을 올리면서 투기와 관련이 없는 실거주 1주택자들도 피해를 받고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기조에 따라 앞으로도 보유세 증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1주택자의 경우 현재 공시가격 9억 원인 종부세 기준을 완화하거나 보유 주택 수에 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1주택자가 주택을 거래할 때 대출 규제를 완화해 거래 숨통을 틔워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 공시가격 인상률, 집값 상승폭의 2배 넘어

올해 서울의 공시가격 인상률이 집값 상승폭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국토교통부는 “시세 12억 원 이하 중저가 주택은 시세 변동률 이내로 공시가격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 말이 맞다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공시가격 변동률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 구별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올해 공시가격 변동률을 비교해 본 결과 모든 지역에서 집값 상승률보다 공시가격 인상률이 더 높았다. 서울 전체로는 지난해 아파트 값이 한국감정원 기준 6.34% 올랐지만 공시가격은 이보다 높은 14.17% 상승했다.

특히 노원구는 지난해 매매가격 상승률이 3.16%에 그쳤지만 공시가격은 11.44%나 올랐다. 강남구(매매가격 4.96% 대비 공시가격 15.92% 상승), 서초구(5.53% 대비 16.02%) 등도 편차가 컸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종부세#아파트#공시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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