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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뿌연 하늘에도… 캐디는 ‘눈치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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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뿌연 하늘에도… 캐디는 ‘눈치 마스크’

김종석 기자 입력 2019-03-15 03:00수정 2019-03-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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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안 쓰면 우리도 못 써요”… XGOLF 회원 대상 설문선
822명 중 96%가 “착용하라”… “의사소통 어렵다” 반대 의견도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내장객의 클럽을 체크하고 있는 캐디. XGOLF 제공
요즘 달갑지 않은 미세먼지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저도 너무 바쁘네요. 제 이름은 마스크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뿌연 하늘 아래서 쉴 새가 없습니다.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상황인데도 어디에선 마스크가 눈칫밥 신세가 된 듯합니다. 일부 골프장에선 캐디들이 마음대로 마스크도 쓸 수 없어요. 오죽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캐디 마스크 착용 문제가 여러 건 올라왔을까요.

수도권의 한 골프장 캐디 A 씨는 “손님이 먼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캐디들은 착용하지 못하게 돼 있다. 캐디만 쓰고 일하기는 힘들다”고 말하더군요. 인천의 한 골프장 대표는 “고객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에만 캐디도 양해를 구하고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있다. 서비스 업종인 만큼 고객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습니다. 골퍼들은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을 찾았는데 캐디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 자칫 기분이 상할 수 있다나요.



전문의들은 미세먼지가 폐암, 뇌심혈 질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해 평균 수명까지 줄어들게 한다고 하더군요. 캐디 B 씨는 “주말에 마스크 없이 일하고 나면 목이 칼칼하고 코가 막혀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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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만 제대로 써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F94’ 인증을 받은 마스크는 초미세먼지(지름 2.5μm 이하)보다 더 작은 0.4μm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해 준다고 합니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한때 금기시되던 캐디들의 선글라스 착용도 시력 보호 목적으로 권장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마스크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캐디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부킹 전문 사이트 XGOLF는 회원 대상으로 캐디 마스크 착용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14일 현재 응답자 822명 가운데 반대는 29명에 불과하네요. 한 설문 참여 회원은 “캐디도 우리 가족일 수 있는데 마스크 착용은 선택이어야 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반면 “마스크를 사용하면 의사소통에 한계가 많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보입니다. 캐디들과 수시로 남은 거리나 클럽 선택 등과 관련한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면 소통이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김재열 골프 해설위원은 “미세먼지 나쁨 정도에 따른 마스크 착용이나 예약 취소 등 규정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주 솔모로CC 등 일부 골프장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m³당 76μg 이상)이면 캐디와 내장객에게 마스크를 나눠 주고 있어요.

건강과 직결되는 마스크 착용에 차별이 있어선 안 될 일입니다. 그나저나 저는 언제나 한가해질까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캐디#미세먼지#마스크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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