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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완주 정든 벗 ‘동마’… 올해가 나의 마라톤 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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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완주 정든 벗 ‘동마’… 올해가 나의 마라톤 정년”

이승건 기자 입력 2019-03-13 03:00수정 2019-03-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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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권위자 문송천 명예교수
37회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기부 마라톤’을 실천해온 문송천 교수. 문송천 교수 제공
마라톤에도 정년이 있을까. 한국 최초의 전산학 박사로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권위자인 문송천 KAIST 경영대학원 명예교수(67)는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마라톤 정년 무대는 17일 열리는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이다.

“내 얘기를 듣고 ‘건방지다’고 하는 분도 있더군요. 은퇴는 선수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비록 선수는 아니어도 그만둘 때가 있다고 생각해 왔어요. 정상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뛸 수 있는 한계를 65세 즈음으로 봤거든요. 무리하면 더 뛸 수 있겠지만 이걸로 만족합니다.”

30년 넘게 KAIST 교내 테니스 대회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는 문 교수와 동아마라톤의 인연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은 동아마라톤이 ‘서울국제마라톤’으로 재탄생한 해다. 그때부터 시작한 그의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는 올해로 18회째. 두 차례 걸렀는데 한번은 2010년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1)이 “꼭 함께 뛰자”며 부탁해 미국 대회에 나갔고, 다른 한 번은 2016년 영국 뉴캐슬대에 1년 재직했을 때였다.

문 교수의 목표가 완주만은 아니다. 그는 처음 참가했던 2000년부터 지인들에게 ‘1m 1원 운동’(4만2195원)을 권유했다. 본인은 ‘1m 10원’을 내놨고, 대회가 끝나면 이를 모아 백혈병 어린이를 돕는 데 썼다. 문 교수는 그동안 지인들과 함께 마련한 기부금이 약 6000만 원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그가 기술고문으로 있는 두 기업(스펙스, 위즈블)으로부터도 후원을 받아 1000만 원을 모금 목표로 정했다.

문송천 KAIST 명예교수(왼쪽)가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을 완주한 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오른쪽에서 두 번째), 아내, 딸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송천 교수 제공
마지막 풀코스를 앞둔 그는 20년 기부마라톤의 든든한 후원자로 아내(이혜경 용인송담대 교수·62)와 오닐 씨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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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다 1m 10원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죠. 아내는 직접 뛴 적은 많지 않지만 내가 다른 대회를 포함해 37차례 풀코스를 완주하는 동안 매번 골인 지점에서 함께했어요. 오닐 씨는 2009년 그의 첫 풀코스를 내가 이끌어주면서 같이 뛰게 됐죠. 그의 인생 역정을 알게 된 뒤부터 더 친해져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6·25전쟁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오닐 씨의 어머니는 어릴 때 고열로 인해 지적장애인이 됐고, 미혼모로 그를 낳았다.

“오닐 씨의 어머니는 장애인 마라토너로 활약했다고 해요. 그 재능을 물려받아서인지 오닐 씨도 풀코스를 보통 3시간 30분 이내에 뛰죠. 이번에도 그와 함께할 겁니다. 돌이켜보면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마라톤을 ‘기부의 장’으로 승화시켜 수행하게 해준 동아마라톤이 고맙네요. 물론 마라톤을 떠나도 기부와 봉사 활동은 계속할 겁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동아마라톤#서울국제마라톤#문송천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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