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이 돌아왔다, 깨어나라 레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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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레알 재건” 284일 만에 다시 지휘봉
4500억원 지원 약속 받고 리빌딩 작업 책임져
아자르-음바페 영입 추진… 베일은 떠날듯

레알 마드리드(레알) 왕조가 몰락한 순간, 자신의 손으로 왕조를 세운 수장은 돌아가야 할 때라는 것을 느꼈다. 지네딘 지단 감독(47·사진)은 지난주 자신에게 걸려온 전화의 발신자를 확인하자마자 운명을 직감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의 호출이었다. 6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레알이 아약스에 패해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서 탈락한 뒤였다. “복귀를 요청하는 회장의 전화를 받고 ‘돌아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거의 업적을 모두 잊고, 현재의 레알을 제 위치로 돌려놓기 위해 다시 집으로 왔다.”

1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사령탑 복귀 기자회견에서 지단 감독은 당당히 말했다. 이날 레알은 지단 감독과 2022년 6월 30일까지 계약했다.

현역 시절 ‘아트 사커 프랑스의 지휘자’로 불렸던 그는 2016년 1월 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뒤 UCL 3연패를 이뤄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5월 “레알이 계속 승리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자진 사퇴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장악했던 지단 감독이 떠난 레알은 이번 시즌 훌렌 로페테기,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 등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UCL과 스페인 국왕컵에서 탈락했고, 리그는 3위에 머물러 있다. 이 과정에서 사령탑과 선수 사이의 내분설이 끊이지 않았다. 레알은 ‘명가 재건’을 위해 지단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고, 지단은 284일(현지 시간 기준) 만에 복귀했다. 지단은 “배터리 충전을 모두 마쳤다. 레알을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지단의 복귀와 함께 레알은 ‘신(新)갈락티코’(스페인어로 은하수)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알은 과거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해 별들을 모은다는 의미로 갈락티코로 불렸다. 레알은 선수단 개편을 진행하면서 지난해 7월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이적한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공백을 메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단 감독은 선수 영입과 방출 등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지단 감독은 에덴 아자르(첼시),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 여기에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이상 파리 생제르맹)도 영입 물망에 올라 있다. 페레스 회장은 “음바페와 네이마르 모두 레알로 데려오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반복적으로 부상에 시달리고, 동료들과의 불화설에 휩싸인 측면 공격수 개러스 베일은 팀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호날두의 복귀설이 제기됐지만 지단 감독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호날두에 대한 얘기를 하는 날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레알 마드리드#지네딘 지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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