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미세먼지 범국가 기구’ 지시… 반기문에 위원장직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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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순방중 손학규 제안 수용… 潘측 “소명의식 느끼고 있다”
어린이집 공기질 측정 의무화 등… 환노위, 미세먼지 법안 4건 의결
환경부, 극초미세먼지 연구도 착수

동남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구성을 지시하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 기구를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브루나이 현지에서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으로부터 미세먼지 대책을 보고받고 이렇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반 전 총장에게 이 기구를 이끌어 주실 수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기존 미세먼지특별위원회와 새로 만들어질 범국가적 기구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제안을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손 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와 정부, 사회 각 계층이 참여하는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하자. 위원장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적임자”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손 대표의 제안 직후 반 전 총장 측에 위원장 수락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엔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활동해 온 만큼 (반 전 총장도)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프랑스 출장을 마치고 15일 귀국하면 정부 구상을 들어 보고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8일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인 4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외국기업인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 앞으론 극초미세먼지도 측정한다

정부는 초미세먼지(PM2.5)보다 더 작은 ‘극초미세먼지’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극초미세먼지는 PM1.0으로 초미세먼지의 40% 크기이며, 정부가 PM1.0 이하의 입자 미세먼지 연구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주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집어삼키면서 미세먼지 재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게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12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15일부터 ‘수도권 극초미세먼지 특성 및 관리방안’ 연구용역을 재입찰 공고했다. 극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보통 지름 50∼60μm)의 60분의 1 이하 크기인 대기 중 극소입자다. 1μm는 100만분의 1m다. 현재 환경부가 예보하는 미세먼지 입자 크기는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다.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극초미세먼지는 입자가 훨씬 작아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미세먼지 법안 4건, 국회 상임위 의결

앞으로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과 지하철 및 철도 역사에서 정기적으로 실내 공기질을 측정해야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 등 미세먼지 관련 법안 4건을 의결했다.

이날 환노위를 통과한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에 따르면 모든 지하역사에 실내 공기질 측정기기 부착을 2021년 3월까지 완료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취약한 어린이, 노인, 임산부가 이용하는 어린이집, 어린이 놀이터, 노인요양시설 등에도 실내 공기질 측정기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현행법상 다중이용시설, 대중교통차량의 실내 공기질 측정은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김호경 기자
#대통령#미세먼지#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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