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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밑도 끝도 없이 北 옹호”… 격분한 靑, 즉각 반박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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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밑도 끝도 없이 北 옹호”… 격분한 靑, 즉각 반박성명

최우열 기자 , 강성휘 기자 입력 2019-03-13 03:00수정 2019-03-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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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정면충돌 정국 급랭
당당 vs 심각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사진 왼쪽)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서며 방청 온 지역구 주민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며 화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 사진 오른쪽)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이날 본회의장에서 나 원내대표의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대한 대응책을 상의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1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는 발언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거칠게 항의하고 한국당 의원들도 반발하면서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나 원내대표가 하노이 노딜로 비핵화 기조가 흔들릴까 예민한 여권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발언을 이어가자 여권 전체가 폭발했고, 3월 정국도 안갯속으로 빠졌다.

○ “한미동맹 별거” 지적에 소란 시작

나 원내대표가 연설 전반 10여 분을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위헌이며 헌정 농단”이라며 경제정책 비판에 할애했을 때만 해도 여당은 조용했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한미 양국이 별거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별거가 언제 이혼이 될지 모른다”고 하자 한 여당 의원이 “(한국당은) 미국 없으면 죽을 것 같아요?”라고 큰 목소리로 야유하며 본회의장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 후 나 원내대표가 “반미, 종북에 심취했던 이들이 이끄는 ‘운동권 외교’가 이제 우리 외교를 반미, 반일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한 뒤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하자 여당은 폭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만해” “무슨 소리야”라고 소리쳤고, 한국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에 무슨 짓이냐”고 맞받으면서 연설이 한동안 중단됐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석을 바라보며 “(수석대변인 표현은) 외신 보도의 내용”이라고 두 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9월 26일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젊고 매우 솔직하며 예의바르다”고 언급한 것 등을 거론하며 “한국의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SK’s Moon becomes Kim Jung Un’s top spokesman at UN)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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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반응이 격해지자 홍영표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석 앞으로 뛰쳐나와 문희상 의장에게 연설 중단을 요구했지만 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곧바로 따라 나와 제지했다. 여러 차례 양당 지도부가 의장석 앞으로 뛰쳐나오자 나 원내대표는 “이런 태도가 이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라고 원고에 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문 의장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경청해서 듣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은 전날 민주당 홍 원내대표 연설(43분)보다 13분 더 긴 56분 만에 마무리됐다.

○ 한국당은 “국가원수 모독죄는 없다”며 반발

민주당은 본회의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를 성토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냉전 체제에 기생하는 정치세력의 민낯을 보는 듯하다”고 했다. 당 정책위의장인 조정식 의원은 나 원내대표에게 “즉각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원내대표를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자유한국이 아니라 ‘자유방종당’”이라면서 “대통령의 국익을 위한 외교활동을 방해하는 국익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했다.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학대한 나치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인영 의원)이라는 등의 발언도 이어졌다. 청와대도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하며 격앙된 분위기를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의 입장 발표는 문 대통령에 대한 보고 전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가원수모독죄는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았고 대신 형법 104조 2항에 국가모독죄라는 규정이 있었다. 심지어 국가모독죄는 1975년 3월 만들어졌지만, 유신정권에 대한 비판 차단에 악용됐다는 비판 속에서 1988년 12월 여야 합의로 폐지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미 30여 년 전 삭제된 조항을 되살리겠다는 것인지, 누가 군사 독재적 발상과 과거의 정치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인지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전략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보수의) 잔다르크로 만들어 주고 있다”며 “야당 원내대표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듣고 비난, 비판할 수 있다. 판단은 국민 몫이다”라고 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노동 문제와 관련해 “강성 노조에 질질 끌려 다니며 촛불 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이 초래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경제 부처와 여야 정당들로 구성된 ‘초당적 원탁회의’를 개최하자”고 했다. 대북정책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대통령과 각 원내교섭단체의 대표, 원내대표로 구성된 ‘국론통일을 위한 7자 회담’ 및 한국당의 ‘대북특사’ 파견 계획도 내놨다.

최우열 dnsp@donga.com·강성휘 기자
#나경원#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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