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최초 ‘숲유치원’ 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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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교육청 ‘솔빛숲유치원’ 개원… 놀이-학습 등 연중 숲에서 진행
긍정적 효과 땐 확대해 나가기로

세종시교육청이 세종시 반곡동 괴화산 자락에 세운 ‘솔빛숲유치원’에서 원생들이 흙더미에 올라 놀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이 세종시 반곡동 괴화산 자락에 세운 ‘솔빛숲유치원’에서 원생들이 흙더미에 올라 놀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새소리, 바람소리 자연의 소리가 너무 좋아요.” “나무와 풀로 왕관을 만들고 도토리를 주웠어요. 숲에서는 무엇이든 놀잇감이에요….”

12일 오전 세종시 반곡동(4-1생활권) 괴화산 인근의 ‘솔빛숲유치원’. 최유나, 정승민, 양지우, 안준이 등 느티반 어린이들은 숲유치원 생활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전국 국공립 유치원 가운데 처음으로 4일 개원해 이날 일반에 공개한 숲유치원의 모습이다.

○ “우리는 숲에서 놀고 배운다”

숲유치원의 놀이, 학습, 체험 활동은 연중 내내 숲에서 이뤄진다. 일반 유치원이 이벤트성으로 진행하는 숲체험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우주 군을 숲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아버지 김성 씨는 “우주가 활동적인 성향이고 저 역시 유아기에는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이 정서적, 사회적, 인지적 발달에 좋을 것 같아 보내게 됐다”며 “아이가 숲체험 활동을 하고 온 날은 너무 신나게 놀았다고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 숲유치원은 4806m²의 터에 9학급 규모로 세워졌다. 지상 3층 규모로 9개의 유아교육교실과 1개의 돌봄교실, 보건실, 다목적실, 급식실 등을 갖췄다. 이들 시설에는 냉난방 설비와 미세먼지에 대비한 기계식 공기정화장치가 갖춰졌다. 인근에는 1만2300여 m² 규모의 문화공원과 숲 체험원이 조성돼 있다.

학급당 정원은 18∼23명으로 일반 유치원보다 적다. 학급당 정규교사 1명과 기간제 교사 1명 등 2명이 지도한다. 봄철에는 ‘숲과 만나기’, 여름철에는 ‘숲 탐험하기’, 가을철에는 ‘숲 만끽하기’, 겨울철에는 ‘숲과 공감하기’ 등의 이름으로 계절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이 이뤄진다. 아이들은 자유놀이, 몸짓놀이, 절기 및 세시풍속 학습 등을 통해 감성, 공감, 탐구, 창의성, 생명존중 의식을 배운다. 아이들의 문제해결 아이디어와 아이디어 창출의 시점, 친구와의 상호작용 등의 행동을 관찰 분석해 가정과 공유하는 ‘성장 중심 기록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 국공립에 처음 도입… 전국 확대 전망


조미희 원장은 “어린이들이 산과 들이 있는 자연 속에서 자기 주도적으로 놀이를 하면서 건강한 지성을 만들고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는 심성을 길러 나갈 수 있다”며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같이 생활하기 때문에 시민적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은 북유럽에서 인기인 이 숲유치원의 효과를 분석한 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감은 “주거지 주변의 공동주택 밀집 지역에 설립돼 놀이 공간이 부족하고 체험활동에 제약이 많은 것이 도시 유치원의 상황”이라며 “놀이와 체험을 통해 자연과 삶을 배우고 성장하도록 하는 숲유치원이 새로운 유치원 모델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교육청#솔빛숲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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