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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별 헤던 밤도 이토록 눈물겨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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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별 헤던 밤도 이토록 눈물겨웠을까

김기윤 기자 입력 2019-03-12 03:00수정 2019-03-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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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윤동주 역을 맡은 배우 박영수가 옥중에서 자신의 곁을 떠난 동료들을 떠올리며 ‘달을 쏘다’ 넘버를 부르는 장면. 그는 “나는 무사의 마음으로 너를 쏜다 시를 쓴다 삶이 쓰다 달을 쏘다”라고 외친다. 서울예술단 제공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시어마다 꾹꾹 눌려 담겨 있던 감정이 폭발한다. 일제강점기 한 청년이 쓴 시는 수십 년이 지나 무대 위에서 울부짖음으로 다시 태어난다.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는 조국의 참담한 현실에 괴로워하던 시인 윤동주(1917∼1945)의 생애와 시적 고뇌를 춤과 노래로 풀어낸 작품이다. ‘별 헤는 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비롯한 유명 작품들을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한 뒤 대중적 멜로디를 입혔다. 2012년 초연부터 사랑받고 있으며, 올해는 라이브 밴드가 넘버를 직접 연주해 울림을 더한다.

가장 몰입감이 넘치는 부분은 배우가 시를 토해내는 장면. 이 순간 모든 배경음악이 사라지고 배우는 ‘팔복’ ‘서시’ ‘별 헤는 밤’ 등을 원문 그대로 읊조리거나 소리친다. 감옥 안에서 쓰러진 채 괴로워하며 시를 소리 내어 읽기도 한다. 대본을 집필한 한아름 작가는 “윤동주 시인의 유족이 시에 곡을 붙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저 역시 윤 시인의 시는 멜로디 없이 그대로 읽어야 서정성이 살 것 같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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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을 다룬 작품이 그렇듯, 긴 생애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주요 사실이 나열식으로 짧게 언급되거나 배우에 따라 일부 시어와 대사의 전달력이 떨어지는 점은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감동이 짙은 때문인지 막이 내린 뒤 눈물을 닦느라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잊혀선 안 되는 일들을 예술과 감동으로 복습시켜 주고 싶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박영수, 신상언, 김도빈, 강상준 출연. 1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9만 원. 8세 이상 관람가. ★★★☆(★ 5개 만점)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뮤지컬#윤동주 달을 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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