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확인된 文대통령 ‘독서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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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장하성 이정동 김희경 이어
文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읽은 ‘협상의 전략’ 저자 김연철 발탁

“장차관을 하려면 청와대에 책이라도 한 권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

문재인 대통령의 ‘독서 정치’가 이번 개각에서도 확인되자 여권에선 이런 말이 돌고 있다. 스스로 ‘활자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책을 자주 읽는 문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개각 인선에서도 감명 깊게 읽은 책의 저자를 기용했기 때문.

이번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수혜자였다. 김 후보자가 2016년 출간한 ‘협상의 전략’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당내 경선을 준비하며 읽은 도서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인선에서는 청와대 1기 경제라인들이 대표적이다. 1월 “(청년들은) 아세안 국가로 가라”고 했다가 경질된 김현철 전 대통령경제보좌관은 저서 ‘저성장시대―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읽은 문 대통령이 직접 만난 뒤 대선 후보 캠프에 영입했다. 장하성 전 대통령정책실장 발탁에도 ‘한국 자본주의’ 등의 저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동 대통령경제과학특별보좌관의 경우 그의 저서 ‘축적의 시간’ ‘축적의 길’이 연결 고리가 됐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설 선물로 청와대 직원에게 ‘축적의 길’을 선물하기도 했다. 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과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도 문 대통령과 책으로 이어져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차관의 ‘이상한 정상가족’을 읽고 격려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권 위원장의 경우 청와대가 “문 대통령이 ‘명견만리’에 나온 권 위원장의 강연 내용에 감명을 받아 권 위원장을 직접 추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저서를 읽고 사람을 뽑으면 전문성 정도는 알 수 있어도 성격이나 기질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북한#독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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