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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사태가 부른 ‘홈스쿨링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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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사태가 부른 ‘홈스쿨링 바람’

김수연 기자 , 조유라 기자 입력 2019-03-11 03:00수정 2019-03-11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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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아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봐”
집에서 직접 교육 움직임 확산… 이웃끼리 뭉쳐 품앗이 나서기도

“또 유치원 문 닫지 말라는 법 있나요? 그냥 홈스쿨링(home schooling)을 시켜야겠어요.”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는 전업주부 A 씨(33·여)는 요즘 아이를 집에서 돌보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 연기’ 사태가 4일 하루 만에 일단락됐지만 어린이들을 볼모로 한 사립유치원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에 유치원 사태를 겪고 주변에서 홈스쿨링을 진지하게 알아보는 엄마가 많다”고 전했다.

한유총 개학 연기 사태를 계기로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퇴소시키고 홈스쿨링을 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그동안 유아교육에 대한 전문 지식과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 대한 부담 때문에 홈스쿨링을 하지 못했던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참에 실행해 보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 ‘홈스쿨링’은 정규 교육기관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부모 주도하에 자녀를 교육하는 방식을 말한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B 씨는 최근 주변의 전업주부 3명과 함께 ‘품앗이 홈스쿨링’을 하기로 했다. B 씨는 “언제 또 휴원하겠다고 할지 모르는 유치원에 보내는 것보다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홈스쿨링을 시작한 또 다른 학부모는 “유치원 시간표 몇 개를 확보해 그대로 따라해 보니 굳이 유치원에 보낼 이유가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유치원은 초등학교 및 중학교와 달리 의무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아도 불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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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유치원 과정을 집에서 교육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홈스쿨링을 선택했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교육 전문가와 홈스쿨링을 해 본 학부모들은 성공적인 유치원 홈스쿨링을 위해서는 △유치원 교육과정 △또래집단과의 교류 △타 교육기관 병행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과정 측면에서는 3∼7세에 배워야 할 동식물, 건강, 가족관계 등에 관한 커리큘럼이 담긴 유치원 지도서를 잘 숙지해야 한다. 유치원도 교육체계상 ‘학교’에 해당하기 때문에 교과과정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또래집단과 정서적 교류를 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에서만 교육을 받을 경우 자칫 사회성이 결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욱 덕성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홈스쿨링을 시작했더라도 다른 또래와 만나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는 어떤 방식으로든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하루 종일 교육 스케줄을 운영하다 보면 피로감이 누적될 수 있고 전문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외부 교육 서비스도 적절히 활용하는 게 좋다. 학습지나 방문 놀이지도, 문화센터가 그 대안이다.

무엇보다 홈스쿨링을 자녀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 아이가 “친구들과 뛰어노는 유치원이 더 좋다”고 하면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좋다. 김은영 수성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교육철학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홈스쿨링은 또 다른 ‘조기 사교육’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각 가정의 상황을 냉철히 평가한 후 시작하는 게 좋다”라고 당부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조유라 기자
#유치원#홈스쿨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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