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차세대 소형 엔진 GM, 한국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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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만2000~1만8000개… 내년부터 부평공장서 생산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글로벌 차세대 소형 엔진을 한국GM의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해 한국시장 철수설을 잠재우기 위해 GM 본사가 내놓은 자구책을 현실화한 것으로 한국GM의 경영 정상화가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7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전량 생산 중인 배기량 1.35(배기량 1350cc)의 가솔린 터보엔진을 한국GM의 부평 엔진공장에서 내년부터 생산하기 위한 라인 설치작업이 최근 시작됐다. 이 엔진은 1.6 또는 2.0 엔진을 다운사이징(축소)하면서도 비슷한 출력을 내도록 개발된 엔진으로 연비가 높고 배출가스도 적게 배출된다.

현재 1.35 가솔린 터보엔진은 미국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한국GM의 중형 승용차 말리부에 지난해 말부터 장착됐다. 말리부가 국내 시장에서 월 평균 1000∼1500대 정도 팔리는 걸 감안하면 국내에서 1.35 엔진을 생산할 경우 최소 국내에서만 연간 1만2000∼1만8000대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GM은 1.35 가솔린 터보엔진을 추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도 적용할 예정으로 전체 생산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위원은 “결국 차를 얼마나 팔고 또 수출할지, 엔진을 다른 차량에 달지가 관건이다. 엔진을 최소 10만 대 정도는 팔아야 규모의 경제가 나오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 준중형 SUV 생산도 추진… 한국GM 일단 ‘숨통’ ▼

GM 본사는 지난해 2월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도 “한국GM이 한국시장에서 아예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5월 GM 본사는 총 64억 달러(7조 원)를, KDB산업은행은 약 8000억 원을 한국GM에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GM본사는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차세대 엔진 생산 △글로벌 준중형 SUV 생산 △글로벌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생산 등의 자구책을 내놨다. 신형 엔진과 신차를 투입해 한국GM의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GM 본사는 최근 한국GM의 연구개발(R&D) 분야 신설 법인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도 엔진 개발 프로젝트를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GM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이머징마켓을 겨냥한 신형 엔진 개발을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GM은 부평1공장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트랙스를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해 공장 설비도 변경하고 있다. 주력 생산 차종이던 아베오와 캡티바가 단종 수순을 밟으면서 공장 가동률이 40% 수준으로 떨어진 부평2공장에 트랙스를 투입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1공장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준중형 SUV를 투입할 계획이다. 공장 가동률이 70% 수준으로 떨어진 창원공장에서도 글로벌 신형 CUV 생산을 위한 설비를 갖추기 위해 최근 건설사와 공사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엔진 생산과 신차 투입이 이뤄지더라도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GM 본사는 최근 북미지역 공장과 해외 공장 2곳의 생산을 중단하는 등 글로벌 생산기지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내수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고 신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한국GM 철수설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차세대 소형 엔진#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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