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에 창의적인 영감 불어넣는 총장이 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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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전북대 총장 인터뷰

김동원 신임 전북대 총장은 7일 우수인재 수도권 유출 등으로 인한 지역대학 위기를 아시아 교육연합체 구성을 통한 교류 활성화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대학운영에 있어서 총장에 집중된 예산과 권한을 단과대에 위임하고 교양교육을 강화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북대 제공
김동원 신임 전북대 총장은 7일 우수인재 수도권 유출 등으로 인한 지역대학 위기를 아시아 교육연합체 구성을 통한 교류 활성화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대학운영에 있어서 총장에 집중된 예산과 권한을 단과대에 위임하고 교양교육을 강화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북대 제공
권위주의 정부 시절, 지방 국립대 총장의 관용 차량번호는 끝자리가 대부분 1111이었다. 지역의 도지사보다 앞선 번호였다. 장관급 예우를 받았기 때문이다. 1990년 이후 임명직 총장에서 직선제 총장으로 바뀌면서 대부분 평범한 차량번호로 바뀌었다. 1990년 중반부터 대학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사회 전반의 탈권위 분위기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전북대 등 지역거점 국립대와 총장이 갖는 위상은 여전히 높다. 전북대는 재학생 2만2000여 명(대학원생 포함)에 교직원 2000여 명(교수 1050명)이다. 익산 군산 고창 완주 등 전북 도내 7곳에 특성화캠퍼스와 연구시설이 있다. 전주시 덕진의 본교 교지만 146만 m²에 이른다. 대학병원을 포함하면 전북 도내 최대 단일 기관이다.

최근 업무를 시작한 김동원 신임 전북대 총장(60)은 ‘분권, 공감, 통합’을 대학 운영의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구성원들을 배려하고 창의적인 영감을 불어넣는 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형 총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총장은 지난해 10월 29일 직선으로 제18대 전북대 총장에 선출돼 1월 28일 4년 임기를 시작했다.

김 총장으로부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개혁과 재정 악화 등 대학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지방대학 위기론이 나온 지도 꽤 됐는데….

“단순한 입학 자원 부족보다 해마다 상위 10% 고교 졸업생이 거의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게 더 큰 문제다. 우수한 학생들이 지역을 외면하고 수도권으로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흐름을 막고 어떻게든 물꼬를 돌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대학원도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트너 연구원인 대학원생의 질적 저하는 곧바로 대외연구비 수주 실적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7년째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재정 상황도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지역의 작은 대학뿐만 아니라 거점대학도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위기 극복 방안은 있는가.

“아시아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 활성화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국내 기업의 동남아 이전 추세에 맞춰 동남아의 우수한 교수와 학생을 유치해야 한다. 우리 학생들도 유학생을 보낸 지역의 대학으로 중장기 연수를 보내야 한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입학부터 학부 대학원 취업이라는 일련의 체계를 총괄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대학의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대기업을 공동 파트너로 참여시켜 특화된 교육과 연구를 공동으로 실시하면 전국에서 재능 있는 인재들이 몰려올 것이다.”

―대학 운영 방안도 변화를 예고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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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에게 집중돼 있는 예산과 권한을 단과대학이나 학과에 대폭 위임해 교수회, 단과대학 등이 자치와 자율을 기반으로 책임 행정을 하도록 하겠다. 학장도 총장 임명이 아니라 단과대학 구성원이 선출하고 총장 추인 형태로 바꿀 계획이다. 총장이 재선 출마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는 폐단을 막기 위해 총장 단임제로 선출 규정을 개정하겠다. 현재 2명인 부총장을 교학과 연구, 대외협력(재정) 등을 담당하도록 3명으로 늘리겠다.”

―약학대학 신설 가능성이 있는가.

“전임 총장과 집행부가 노력해준 덕분에 우리 대학 30년 꿈인 약학대학 유치가 그 어느 때보다 전망이 밝다. 3월 안에 서류 등 제반 절차를 마무리하고 4월 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학대학을 유치하면 연구 분야 경쟁력 향상에 일대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 우리 대학은 세계적인 연구소를 비롯해 의학과 치의학, 수의학, 자연과학, 농생명, 고분자·나노, 화학공학 등 신약 개발을 위한 학제 간 협력 기반이 잘 갖춰져 있고 8개 임상 시험 관련 연구센터도 탄탄히 구축돼 있다.”

―교양교육 체계의 내실화를 강조했는데….


“융·복합이 대세다. 교양교육 내실화를 위해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양학부대학’을 설치할 계획이다. 기존의 큰사람 교육개발원을 개편하는 것이다. 교양교육의 모든 커리큘럼을 컨트롤해 이공계열과 인문사회계열을 넘나드는 교차 교양교육 등이 이뤄질 수 있는 토양을 다지겠다. 학생 중심의 교육법, 고전 읽기 인증제 등도 도입할 계획이다.”

▶약력

△전남 장성(60) △광주일고 △서울대 산업공학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대 공학박사 △전북대 산업공학과 교수(1988년) △전북대 산업기술대학원장 △공학교육혁신거점센터장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김동원 총장#전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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