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마다 다른 내신-수능… 입시전략 어떻게 짜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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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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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학년별 대입 제도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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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등학교 1, 2, 3학년은 교육과정(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가 모두 다르다. 교육 현장에선 “대한민국 건국 이래 이런 때는 없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고1과 고2는 교과서는 같은데 수능 체제가 다르다. 고2와 고3은 교과서가 다른데 수능 체제는 같다. 다만 일부 과목의 출제 범위가 다르다.

그만큼 고교생들은 자기 학년에 맞는 내신과 수능 체제를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은 달라지는 체제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고교 학년별 달라지는 입시 제도를 정리했다.

○ ‘역대급’으로 복잡한 2022학년도 수능

고3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배우지만 고1과 고2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문·이과 구분 없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에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을 들으며 기초 소양을 쌓고 적성과 진로에 따라 선택과목(일반선택, 진로선택)을 이수한다.

교육과정이 바뀐 만큼 수능 체제도 고2부터 달라져야 맞다. 그러나 개편된 수능 체제는 고1부터 적용된다. 고2는 교육과정과 수능 체제가 서로 맞지 않는 상황이다. 고2가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 체제는 고3이 보는 2020학년도와 동일하다.

하지만 수학 과목의 출제 범위가 달라진다. 이과 학생들이 응시하는 수학 ‘가’형에서 기하와 벡터가 빠진다. 수능이 실시된 1994학년도 이후 처음이다. 문과 학생들이 응시하는 수학 ‘나’형은 지수함수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 기존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 추가돼 학습 부담이 커졌다.

고1이 치르는 2022학년도 수능은 크게 바뀐다. 국어는 지금까지 모든 수험생이 공통범위로 응시했다. 하지만 2022학년도 수능부터는 ‘독서’와 ‘문학’은 공통이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른다. 수학은 문·이과 구분이 폐지돼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으로 하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골라 응시한다.

사회·과학 탐구과목도 문·이과 구분 없이 자유롭게 두 과목을 골라 보면 된다. 고2까지는 영어와 한국사 과목만 절대평가지만 고1부터는 제2외국어와 한문도 포함된다.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 비율은 고2까지는 70%를 유지하고 고1부터 50%로 줄어든다.

○ 학생부, 양보다 질 중요

2022학년도 입시에서는 대학이 선택과목 점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소장은 “일부 상위권 대학은 계열별로 수학이나 과학의 특정 선택과목을 지정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며 “제2외국어나 한문이 절대평가가 되면서 대학의 활용 비중이 줄어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남윤곤 소장은 “자연계열 지원자는 2021학년도 출제 범위에서 제외된 기하가 그 다음 해에 다시 선택과목에 포함돼 재수나 삼수를 할 때 학습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비중은 77.3%로 절대적이다. 다만 2021학년도부터는 교육부가 일부 대학에 정시모집 인원 확대를 권고했다. 구체적인 대학별 전형계획은 올해 5월 발표된다. 2022학년도 역시 교육부가 정시 선발 비율을 30% 이상으로 권고했다. 이 소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생 선택권 확대인데 정시 비중이 늘어나 수능 영향력이 커졌다”며 “선택과목이 많아지면서 가장 복잡한 입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3부터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내용이 간소화돼 수시 지원 시 유의해야 한다. 고3부터 창의적 체험활동의 특기사항 기재 분량이 3000자에서 1700자로 줄어든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도 1000자에서 500자로 축소된다. 고1은 수상 경력을 학기당 1개, 자율동아리는 학년당 1개만 기재할 수 있게 바뀐다. 봉사활동은 특기사항을 제외하고 실적만 적을 수 있고 방과후 학교 활동 내용은 쓸 수 없다.

학생부 기재 내용을 축소한 건 학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어떤 학교에 다니고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학생부 질이 달라지는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게 활동한 사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남 소장은 “2022학년도 대입부터 교사추천서가 폐지되므로 교사가 기재하는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 매우 중요해진다”며 “평소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담당 교사의 눈에 띄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교육과정#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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