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몰리는 철각들 “2시간6분대는 비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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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마라톤 강호들 대거 출전

세계의 철각들이 일각을 다툰다. 그중 누가 ‘서울의 왕’이 될까.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개막이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상 최대 규모(3만8500명)의 마스터스들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역대 어느 때보다 엘리트 선수들의 우승 다툼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사나이’ 오주한(케냐 이름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31)이 통산 5번째 우승이자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가운데 그의 최고기록(2시간5분13초)을 넘어서는 2시간 4분대 선수들이 2명이나 출전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초청 엘리트 선수 가운데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는 ‘케냐 군단’의 새미 키트와라(33·2시간4분28초)다. 2014년 세계 5대 마라톤(뉴욕, 런던, 베를린, 보스턴, 시카고) 중 하나인 시카고 마라톤에서 2위를 하며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웠다. 그해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키트와라는 이듬해 잠시 주춤했지만 2016년부터는 꾸준히 2시간 5, 6분대의 기록으로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출전한 마라톤 대회의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 산정하는 세계 랭킹에서도 현재 15위에 올라 있다.

체가예 케베데(32·에티오피아·2시간4분38초)도 눈에 띈다. 그는 한국 마라톤의 상징 이봉주(49)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던 2008년 베이징에서 깜짝 동메달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선수다. 올림픽보다 더 경쟁이 치열하다는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도 3위를 했다. 2012년 시카고 마라톤, 2013년 런던 마라톤 등 최고의 대회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르며 화려한 경력을 추가해 온 그는 지난해 발렌시아 마라톤에서도 2시간5분21초(4위)를 기록하는 등 페이스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오주한은 서울국제마라톤에서만 4차례나 우승했다. 그가 2016년 이 대회에서 세운 2시간5분13초는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2017년 발목 부상 후유증 탓에 5위(2시간6분27초)에 그쳤던 오주한은 지난해 2시간6분57초를 기록하며 정상을 탈환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법무부 특별귀화 국적심의위원회를 통과한 뒤 9월 최종 면접을 거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12월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청양 오씨’의 시조가 됐다. 오주한(吳走韓)은 ‘오직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2시간 5분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마크 코리르(31·케냐)와 마리우스 키무타이(27·케냐)도 빼놓을 수 없는 우승 후보다. 특히 코리르는 서울국제마라톤에 4차례나 출전해 오주한 못지않게 코스에 익숙하다. 2017년 오주한(5위)을 제치고 3위를 했던 코리르는 지난해 오주한에게 6초 뒤져 아쉽게 2위를 했다. 지난해 이 대회 4위였던 키무타이는 3년 전 암스테르담 마라톤에서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5분47초)을 세웠고 이듬해 출전한 2개의 국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휩쓰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애초 이번 대회에는 2시간3분51초의 기록을 가진 뉴욕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스탠리 비워트(33·케냐)도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부상으로 최근 참가를 포기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서울국제마라톤#동아마라톤#새미 키트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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