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 ‘톱다운’이냐, ‘전통적 협상방식’이냐…전문가 의견 분분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5일 1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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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센터장 "톱다운 외교 끝나…하노이 회담서 약점부각"
손턴 前 차관보 "北협상팀, 의사결정 재량 거의 없어"
WSJ "트럼프-김정은 개인적 관계, 프로세스 정상화 도움될 것"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종료’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끄는 톱다운 방식 비핵화 협상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번 합의 결렬이 톱다운 방식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 반면, 김 위원장 외 북한 내 의사결정권자가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 방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현지시간)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의 워싱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전문가 토론회 발언을 인용,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믿었지만 사실 그(김 위원장 본인)가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간 북한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성격을 노리고 실무협상보다 정상 간 담판에 무게를 둬 왔지만, 이같은 노림수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은) 다음 회담 때는 실무회담에 더욱 의존할 것”이라며 “톱다운 외교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RFA는 이 밖에도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분석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을 계속 밀어붙이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을 오판한 것이 김 위원장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정 H. 박 브루킹소연구소 외교·동아태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 대해 “카리스마와 서로 간 싹트고 있는 우정이 자신들을 좋은 합의로 이끌 것이라는 자만심과 과신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꼬집은 뒤, “(하노이 회담은) 톱다운 모델의 약점을 부각시켰다”고 했다.

반면 수전 손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북한 협상팀은 의사결정을 할 재량이 거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직접 협상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비정통적이긴 하지만 뭔가 긍정적인 것을 얻을 더 많은 여지를 준다”고 평가했다.

손턴 전 대행은 특히 “과거에는 북한 협상팀이 미국 입장을 최고지도자에게 전달하고, 다시 지도자의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며 “북한 협상팀은 의사결정을 할 재량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협상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톱다운에서 실무거래 중심으로의 협상방식 전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도,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직접 협상을 긍정 평가하는 시각도 있었다.

제럴드 F. 세이브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담당은 칼럼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적이고 전통적인 협상 프로세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두 정상이 (북한) 경제 정상화 대가로 북한 비핵화를 완성하는 타협을 본다는 기적적이고 오류 없는 구상은 있음직하지 않다는 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세이브는 그러면서도 “‘빅뱅’ 거래를 만들어내기엔 불충분할지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개인적 관계가 하노이에서의 차질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프로세스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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