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찰 취소… 귀국일정도 8시간 앞당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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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 “朝-美회담 성심성의로 보장 감사”
귀환길에도 전용열차 이용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현지 시간)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일정에 나섰다.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무산된 가운데 김 위원장은 경제시찰 등의 행사를 취소하고 귀국 일정을 8시간 앞당겨 2일 오전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지 닷새 만에 ‘빈손’으로 귀국길에 오르게 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28분 베트남 주석궁을 찾아 응우옌푸쫑 주석과 북-베트남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조미(북-미) 수뇌(정상)회담 기간에 베트남 동지들이 우리의 활동을 위해 성심성의로 모든 것을 다해서 보장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조선(북한)-베트남 사이 친선의 역사는 가릴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그런 친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으로 느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및 응우옌티낌응언 베트남 국회의장과 잇따라 면담을 가진 뒤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베트남 지도부와 만찬을 갖고 공식친선 방문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2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베트남 권력서열 2, 3위인 응우옌쑤언푹 총리, 응우옌티낌응언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이날 오후로 당겼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전쟁영웅·열사 기념비와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의 묘에 헌화하는 일정만 소화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당초 계획보다 귀국 일정이 8시간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인 하이퐁시와 삼성전자 공장이 있는 박닌성 등 김 위원장의 경제시찰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귀국길에도 전용열차를 타고 중국을 관통해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베이징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광시좡(廣西壯)족자치구 난닝(南寧) 철도역에는 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없도록 막는 가림막 공사가 진행됐다. 난닝역은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 도착하기 직전 들렀던 곳. 김 위원장은 당시 난닝역에 잠시 정차해 역사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이 특별열차로 돌아갈 경우 단둥(丹東)역이나 선양(瀋陽)역 등 주요 경유지에 가림막을 설치해 이동 동선을 노출하지 않도록 배려해왔다.

하노이=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2차 북미 정상회담#하노이 노딜#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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