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냉정한 시선으로 그린 한 여성의 삶과 선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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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소녀/앨리스 먼로 지음·민은영 옮김/396쪽·1만4500원·문학동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저자가 경력 초기인 1978년에 발표한 독특한 연작 소설집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나고 자란 똑똑한 여성 로즈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려 애쓰는 과정을 이색적인 형식에 담았다. 단편소설의 형태에 장편소설의 내러티브를 결합한 것이다. 각각의 단편은 어린 시절부터 중년기까지를 오가며 한 여성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로즈는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진학해 부유한 집안 출신의 패트릭을 만나 결혼하지만 그가 원하는 순종적 여성상에 환멸을 느끼고 이혼하게 된다. 이후 라디오 방송국에 일자리를 구해 독립적 생활에 뛰어든다. 사회와 인간관계에 대해 실패와 실망, 환멸의 쳇바퀴를 오가면서도 로즈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저자는 로즈의 삶을 미화하거나 대놓고 응원하지 않는다. 냉정한 시선에서 빛과 그늘을 그려낸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거지 소녀#앨리스 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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