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에 대학 문 두드려 15년만에 학사모쓴 77세 만학도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2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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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최고령 졸업생 남궁익선씨
초등학교 교사 시절 가르친 제자…스승으로 만나

강원대학교 최고령 졸업생 남궁익선(77·왼쪽)씨와 박영록 지질·지구물리학부장. © News1
강원대학교 최고령 졸업생 남궁익선(77·왼쪽)씨와 박영록 지질·지구물리학부장. © News1
“살면서 배우고 공부하는 게 가장 재밌어요.”

강원대학교 학위수여식이 열린 22일 여든에 가까운 나이에 학사학위 졸업장을 받은 최고령 학생이 있다.

주인공은 남궁익선씨(77)다. 남궁씨는 지난 1964년 2월 춘천교육대학을 졸업 한 후 41년간 교직에 종사했다.

이후 지난 2005년 2월 홍천 두촌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한 뒤 만 62세 나이로 강원대학교 지질학과 3학년으로 학사 편입했다.

젊은 학생들 못지않게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던 남궁씨는 졸업 1학기를 앞둔 지난 2007년 3월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중국 길림성 길림대학 국제어학원에 입학해 1년 만에 중국어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이후 현지 한인사회와의 교류를 이어오다 중국 길림성 장춘시에 위치한 ‘장춘 한글학교’의 교장을 맡아 11년간 봉사했다.

그 동안 남궁씨는 현지에 주재하는 한국인 자녀와 조선족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한글,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을 교육했다.

또 백두산과 고구려 유적지 등 현장학습을 실시하는 등 왕성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쳤다.

특히 남궁씨는 40년전 홍천초등학교 재직 시절 학생이던 박영록 교수(지질·지구물리학부장)를 스승으로 만나 강의를 들은 남다른 사연도 있다.

결국 남궁씨는 편입 후 14년만인 이날 학사모를 쓰게 됐다.

남궁씨는 “40년전 교사시절 승진 때문에 과학전람회 출품을 위해 한탄강 현무암을 수집하면서 지질학에 관심을 뒀다”며 “암석을 쪼개 박편을 만들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다보니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대학에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가르쳤던 제자를 수십 년 만에 스승으로 모시는 감회를 누가 알겠나.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선택한 길에 보람을 느낀다”며 “아직도 배우고 공부하는 게 가장 재밌다. 앞으로 지질노두(지층이 지표면에 드러나 있는 것) 탐사와 안내서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춘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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