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낳은 골프여왕의 ‘태국 징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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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혼다 타일랜드 출전 쭈타누깐… 세계 1위지만 아시아선 우승 못해
라이벌 박성현도 새해 첫 티오프

‘골프 여제’ 박인비는 지난해 10년 기다림 끝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준우승만 6번을 하다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9승(메이저 7승 포함)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딴 그였지만 안방에선 주위의 높은 관심과 우승 부담감에 시달리며 고개를 숙일 때가 많았다.

현재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사진)도 박인비와 비슷한 심리 상태일까. 21일 태국 촌부리 시암CC(파72)에서 개막하는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를 앞둔 그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지만은 않다.

쭈타누깐은 만 11세 때인 2007년 모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투어인 이 대회에서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뒤 지난해까지 9번 도전했지만 정상과는 한 번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3년 기억은 아직도 뼈아프다. 당시 2타 차 선두로 마지막 18번홀에 나서며 수천 명의 태국 팬들을 열광시킨 쭈타누깐은 트리플 보기로 무너진 뒤 눈물을 쏟았다. 이때 우승자가 박인비였다.

쭈타누깐은 LPGA투어 통산 10승을 올리도록 태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대회에서는 무관에 그쳤다. 지난해 LPGA투어 올해의 선수, 상금왕, 최저타 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독식하며 아시아 골프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그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쭈타누깐은 “아시아에서 꼭 챔피언이 되고 싶다. 이번 주 홈 팬 앞에서 그 꿈을 이룬다면 최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는 세계 랭킹 2위 박성현도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다. LPGA투어는 박성현과 함께 지난 2년 연속 이 대회에서 톱10에 진입한 에리야의 언니 모리야 쭈타누깐도 주목할 선수로 꼽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쭈타누깐#태국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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