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vs. 펜스, ‘이란 핵합의’ 등 놓고 정면 충돌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17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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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안보회의 계기 회담…러-獨 가스관 사업도 이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와 러시아~독일 간 천연가스관 사업 등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펜스 부통령이 이들 사안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자, 메르켈 총리가 해당 국가들과의 관계단절이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뮌헨에서 열린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참담한 이란핵합의로부터 유럽 우방국들도 손을 뗄 때가 됐다”며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탈퇴를 압박했다.

미 정부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5년 이란의 핵개발 포기를 조건으로 국제사회로부터의 제재해제를 결정한 ‘이란핵합의’ 타결을 주도했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5월 ‘이란이 비밀리에 핵개발을 계속해왔다’고 주장하며 일방적으로 이란핵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한 상황이다.

펜스 부통령은 또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맞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서는 등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 마두로를 “물러나야 할 독재자”라고 칭하면서 “오늘 우린 EU가 자유를 향해 나아가고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펜스 부통령은 러시아~독일 간 가스관 사업 ‘노르트스트림2’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면서 “러시아는 사이버공격과 유언비어 유포, 비밀작전 등을 통해 세계 안보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안보회의 연설을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미국만을 위한 게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대외정책에 아시아·유럽국가들이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미국의 핵합의 탈퇴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냐”고 반문하면서 특히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와의 가스관 사업에 대해서도 “유럽은 지정학적 전략에 따라 러시아와 모든 관계를 단절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은 연설에서 “트럼프가 물러나면 (예전의) 미국이 되돌아올 것(America will be back)”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는 2020년 미 대통령선거 출마가 점쳐지는 민주당 내 잠룡 가운데 1명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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