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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 천연이라고? 제조위생관리 ‘제로’…농약·중금속 오염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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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 천연이라고? 제조위생관리 ‘제로’…농약·중금속 오염 ‘무방비’

뉴스1입력 2019-02-14 09:10수정 2019-02-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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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방 집중해부⑤]현직 종사자의 증언 “천원짜리 국내서 만원에 팔아”
정부, 정밀분석·연구사업 착수…“안전성 문제시 전수조사”
인도 현지에서 헤나가루를 생산하는 공장의 모습. 환기가 제대로 안되는 열악한 시설은 물론 별도의 분리시설 없이 헤나가루가 맨땅에 방치되고 있다. 특히 최소한의 세척과정도 없이 줄기와 가지, 뿌리 등 불순물도 함께 분쇄되고 있다. © 뉴스1

“우리나라에서 헤나방 사태가 터진 이유는 인도에서도 최저급으로 분류되는 헤나가루가 국내로 무분별하게 유입됐기 때문입니다. 애초 헤나가루 원료부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산되면서 농약, 중금속 등 유해 물질이 섞여들어가면서 흑피증 부작용 문제가 크게 터진거죠.”

현재 헤나 업계 종사자하고 있다는 A씨의 증언이다. 그는 최근 ‘헤나방(헤나가루)’ 문제가 터진 것은 저품질 헤나가루가 국내로 유입돼 부작용이 커진 것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국내에 유통 중인 헤나가루에는 농약과 중금속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해 파장이 예상된다. A씨는 자신의 말을 뒷받침하는 사진 수십여장을 <뉴스1>에 보내왔다.

◇“현지 헤나가루 제조장 환경 열악해, 농약·중금속 오염 의심”

인도 현지의 헤나밭 현장 사진에서도 줄기와 가지, 뿌리 등을 모두 채집했다. 헤나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농약과 비료를 쓰는데 현장사진에서는 최소한의 세척도 하지 않는 채 분쇄기에 넣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뉴스1
14일 A씨에 따르면 국내에 주로 수입되는 헤나가루는 등급이 매우 낮은 제품들이다. 고급 제품의 경우 헤나 잎만을 건조해 가루로 만들지만 저급 제품들은 잎뿐만 아니라 줄기와 가지, 뿌리 등 불순물도 함께 분쇄되고 있다.

A씨는 “국내 여러 업체들이 ‘천연 100%’라고 주장하며 헤나가루를 판매 중이지만 현지의 헤나 생산 과정을 살펴보면 문제가 심각하다”며 “헤나 잎 외 헤나가루에 들어가선 안 될 줄기, 가지 등 부산물도 모두 분쇄해 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3억명 인구가 넘는 인도는 우리나라의 1980년대와 유사한 환경이어서 농약 남용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헤나를 재배하는 과정에서도 농약을 많이 쓰는데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최소한의 세척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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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1000원짜리 제품, 국내서 1만~2.5만원에 판매

인도에서 유통되고 있는 저품질 헤나제품(위) 과 인도 중산층이 사용하는 헤나제품(가운데) 국내 저품질 헤나가루로 추정되는 제품 뒷면 사진(아래)© 뉴스1
A씨는 또 국내 헤나가루 수입업체들이 저급 헤나가루를 들여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히 국제품질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마치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도에서 저품질 헤나가루는 1000원, 중간 품질은 3000~5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었다. 반면 국제품질인증을 받아 안전한 유기농 헤나가루 가격은 2만5000원에서 4만원에 달했다. 또한 저품질 헤나 제품 경우 공업용 착색제(파라페닐렌디아민, PPD)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 과거 국내에서도 염색약에 일부 사용됐지만 접촉성 피부염 등을 일으켜 문제가 되자 점차 사용하지 않고 있다.

A씨는 “유기농 공법으로 재배하고 이를 통해 품질을 높인 헤나가루 생산하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해 관리 비용 등이 많이 증가한다”며 “이같은 과정으로 국제품질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씨에 따르면 인도는 우리나라의 1970년~1980년대와 비슷한 환경으로 농약 오남용 문제 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A씨는 “한국의 수입업자들이 선호하는 헤나는 저품질 가짜헤나”라며 “인도에서 1000원 이하인 헤나제품을 국내에선 1만~2만5000원까지 받고있다. 이렇게 중금속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높은 저품질 헤나가 흑피증 부작용 문제를 터트린 것”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부작용, 중금속 때문일 수 있어”…전문가 “관리 철저” 주문

헤나 염색 후 부작옹 발생한 피해자 모습들 © News1© 뉴스1
A씨는 일부 헤나 제품에 중금속이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헤나방 피해자들이 피부과에서 레이저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는 이유가 중금속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중금속 성분에 지속적으로 시력 및 신장·간 기능저하 등 퇴행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암과 당노병 등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A씨는 “중금속이 피부 진피층 속으로 침착될 경우 릴 흑피증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며 “레이저 역할은 문제 성분을 잘게 쪼갠 후 백혈구가 먹게 해 치료하는 원리인데 중금속 경우 잘게 쪼개도 백혈구가 먹질 않아 차도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로 일부 피해자는 수년간 피부과에서 치료했지만 여전히 피부가 검게 남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부작용 사태가 터져도 정부 대처는 답답하기만 해 나섰다”며 정부에도 수차례 현지 실태를 알렸지만 변화가 없어 언론을 통해 이번 부작용 사태 이유를 제대로 밝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역시 A씨를 알고 있었다. 식약처는 A씨가 제시한 자료를 참고하면서 ‘헤나가루’ 및 ‘헤나방’ 부작용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기 위한 연구사업에 착수했다. 특히 국내 유통 중인 헤나엽(헤나가루) 제품을 수거해 중금속, 잔류농약, PPD를 비롯한 화학성분, 회분 함량(줄기·가지 포함여부 확인) 등 20여개 성분에 대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헤나 완제품을 수거해 중금속을 포함한 유해성분 등이 검출되는지 시험하고 있다”며 “제품들에서 안전성 문제가 조금이라도 발견될 경우 국내 유통되는 헤나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저질 제품을 수입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수입업자들이 적지 않은 만큼 정부가 수입품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미국은 우리나라 축사와 도축장까지 직접 검사를 해서 자신들이 인증해준 생산자의 축산품만 수입을 허가한다”면서 “식품이나 천연물의 경우에는 최종 제품만으로는 품질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선진국들처럼 수입품의 생산 현장까지 관리해야 한다”며 “천연재료의 재배, 수확, 가공 전 과정을 정부가 직접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천연물의 안전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 역시 위험하다는 교훈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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