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설사에 미열 등 증상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 의심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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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 질환 치료 릴레이 기고]

박종하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박종하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살면서 배가 안 아파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복통, 설사 역시 매우 흔하게 겪는 일이다. 대개 이유를 알 수 없는 만성 변비나 만성 설사 혹은 두 가지가 함께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여러 원인으로 장의 연동운동에 이상이 발생해 변비, 설사, 가스 등이 장기간 부정기적이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식사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복통과 복부 팽만감(더부룩한 느낌)이 나타나고, 설사나 변비 등 대변 상태에 변화가 생기는 증상을 경험한다.

하지만 복통과 설사에 더해 혈변, 미열,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질환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환자가 늘고 있는 질환 중 하나가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을 지칭하는 염증성 장질환이다. 초기 증상이 복통, 설사 등으로 나타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단순 장염 등과 구분이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기능성 질환이기 때문에 명확한 장의 염증을 유발하지 않으며, 스트레스 등 정신적 문제를 줄이고 식습관 개선과 운동 등을 꾸준히 하면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된다. 필요 시 약물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과 대장을 포함한 위장관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염증이 원인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염증을 줄이고 장 점막을 회복시키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는 약물요법이 주 치료법이며 협착, 천공, 농양 및 누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약물은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제, 항TNF 제제를 포함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성 장질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염증매개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염증 반응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를 통해 점막 치유를 돕고 염증을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장 폐쇄, 협착, 천공, 대장암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해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합병증이 발병하기 전 빨리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통, 설사가 흔하다고 해서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수개월 혹은 수년 이상 장기간 지속되거나 혈변, 체중 감소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꼭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기를 권한다.

박종하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복통#설사#염증성 장질환#자가면역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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