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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분담금, 잉크 마르기도 전에 또 협상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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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분담금, 잉크 마르기도 전에 또 협상 들어간다

손효주기자 , 한기재기자 입력 2019-02-11 03:00수정 2019-02-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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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89억원-유효기간 1년 타결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오른쪽)와 티머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정 가서명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미가 지난해 3월부터 1년 가까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온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10일 타결했다. 한미는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올해 방위비 분담금 총액은 최초로 1조 원을 넘긴 1조389억 원으로, 협정 유효기간은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데 합의했다. 1년짜리 단기 협정인 탓에 한미는 올해 상반기에 내년에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의를 주도한 외교부는 10일 “한미 양측 수석대표가 협정 문안에 가서명했다”며 분담금 총액과 협정 유효기간을 발표했다. 1조389억 원은 지난해 분담금인 9602억 원을 기준으로 올해 한국 국방예산 인상률인 8.2%를 적용해 산출한 금액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티머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금협상 대표를 만나 “(협상 결과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반응이 꽤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조389억 원은 정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삼은 1조 원은 넘겼지만 미국 측이 지난해 말 최후통첩을 했던 10억 달러(10일 환율 기준 1조1240억 원)보다는 적은 금액. 정부는 그 대신 협정 유효기간은 미국 측이 요구한 1년을 받아들였다. 총액은 받고 유효기간은 준 ‘윈윈’한 협정이라는 것이 정부 자체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1조 원이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은 지켜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협상 시작 당시 미국은 1조4400억 원을 요구했다. 상대방이 있는 협상에서 최대한 금액을 줄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협정은 국회 비준동의 등을 거쳐 4월에 정식으로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에서 지급돼야 하는 인건비가 없어 주한미군 근무 한국인 근로자들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가야 하는 시점이 4월 15일인 만큼 그 전에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간 방위비 갈등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지위를 흔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로써 일단락된 분위기다. 외교부도 “미국은 주한미군 규모에 있어 어떠한 변화도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협상 과정에서 분명히 했다”며 주한미군 감축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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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년으로 협정 유효기간이 단축되면서 방위비 문제와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매년 연동되는 등 한미동맹이 상시적 갈등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외교부는 “한미는 이번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되 차기 협정이 제때 타결되지 않고, 양측 합의가 있을 경우 협정을 연장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협정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협정이 연장되더라도 한미 갈등의 핵심인 방위비 총액은 한미가 다시 치열하게 기싸움을 해야 하는 협상 대상이다. 다음 협상에선 미측이 요구했다가 접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을 본격적으로 요구하면서 방위비 총액을 더 내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1년짜리 협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한 불을 몇 개월간 잠시 끈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전 외교부 2차관)은 “북-미 협상이 계속 진행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다음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강한 입장을 내세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상당히 고달픈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군 일각에선 미 정부가 매년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압박할 경우 미 정부 스스로 ‘용병’을 자처하는 격이 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운용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전략적 가치를 무시한 채 돈만 더 내라고 요구하면 ‘주한미군은 한국 정부 돈으로 운용되는 용병’이라는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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