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북-미 정상회담 전 방위비 협상 해결을”… 해리스, 시한도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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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액 통보 이어 정경두 국방 만나 요구
“갈등 남기면 안좋아” 내달말 제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현재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다음 달 말로 예상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한미 간에 이런 갈등 요소를 남기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28일 해리스 대사가 청와대를 찾아 10억 달러(약 1조1180억 원)를 한국이 부담할 분담금 총액 마지노선으로 통보한 데 이어, 이번엔 다음 달 말로 사실상 협상 시한을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3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정 장관과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교착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해 “한미 간 견해차를 좁혀 나가는 노력을 하자”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가 다음 달 말 2차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한미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3, 4주 안에 마무리 짓자는 얘기다.

일각에선 해리스 대사를 내세운 미국이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과 분담금 협상을 직접 연결시킨 것을 두고 주한미군 지위 및 규모를 실제로 비핵화 협상을 위한 레버리지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물론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내 지한파 인사들이 분담금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주한미군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주한미군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분담금 10억 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주둔의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이 총액에 이어 협상 시한까지 사실상 최종 통보한 것을 모멘텀 삼아 협상이 다음 달 내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만큼 한미 양국 모두 분담금 문제를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 막판 타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
#해리스#정경두#북미 정상회담#주한미군#방위비 분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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