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난-재해 일상화… 인도적 지원 늘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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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NGO & NPO]희망브리지 재해구호協 송필호 회장

송필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회장은 “올해부터 이재민의 피해 사례 등 각종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본격화해 일상화된 재난, 재해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송필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회장은 “올해부터 이재민의 피해 사례 등 각종 자료의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본격화해 일상화된 재난, 재해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젠 북한의 재난, 재해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재난이 더 많이 발생하는 곳이거든요. 민간 차원의 지원을 본격화할 생각입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송필호 회장(69)은 15일 서울 마포구 신수로 협회 사무실에서 북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6년 8월 함경도에 집중된 폭우로 138명이 사망하고 7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데다 활화산인 백두산도 언제 화산이 분출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민간의 구호물품 전달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설립 58년을 맞은 희망브리지는 1961년 전국 언론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 구호기관. 1977년 이리역 화약 폭발사고, 2002년 태풍 루사, 2017년 포항 지진 등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호활동을 펼쳐왔다. 성금을 모금하고 피해 지역에서 구호물품을 지원했다. 상시적인 구호활동을 위해 자원봉사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송 회장은 “정부가 피해 복구 중심이라면 희망브리지는 이재민의 생활 안정 지원에 중점을 두고 생활용품과 주거시설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미세먼지, 한파, 폭염, 지진 등 재난, 재해가 일상화되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 등 재난 약자에게 큰 피해가 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구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브리지는 이를 위해 재난·재해 유형별 구호물자와 어린이·노인 맞춤형 구호키트도 준비하고 있다.

희망브리지는 올해부터 그동안 각종 재난, 재해를 당한 이재민의 피해 사례를 조사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재난관리 대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지난해 5월 재해구호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돼 보다 많은 전문 인력을 교육해 재난 현장 대응 능력을 키울 예정이다. 경기 파주시, 경남 함양군 재해구호물류센터에 이어 충북-강원 지역을 담당하는 중부권 재해구호물류센터를 세워 체험교육 장소와 대피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송 회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는 피해자와 생존자의 정신적 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재난 심리지원의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자료를 공공기관 등에 배포하고 공유하는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년째 희망브리지를 이끌어온 송 회장은 “재난, 재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에 기업, 단체의 기부금은 줄고 있어 아쉽다”며 “2016년 태풍 차바로 1만9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재해의연금은 137억 원 모금에 그쳐 이재민 구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기부금 5조 원 시대지만 대부분 사회복지사업단체나 해외구호단체에 집중돼 국내 이재민 구호성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0.27%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송 회장은 “자연재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오늘의 재해는 피했지만 언제 내가 피해를 당할지 모른다”며 “재해로 고통받는 이웃을 돕는 데 전 국민이 동참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희망브리지 후원과 모금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희망브리지 재해구호협회#송필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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