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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최재경]수사권 조정, 서둘러 결론 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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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최재경]수사권 조정, 서둘러 결론 낼 일 아니다

최재경 객원논설위원·법무연수원 석좌교수입력 2019-01-11 03:00수정 2019-01-11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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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 절대적 정답은 없어… 국가·국민에 도움 될 제도 찾아야
‘견제 없는 수사권’ 폐해 막으려면, 병렬적 수사조직 두는 게 바람직
범죄수사 효율성, 인권침해 최소화… 두 목적 이룰 심도 있는 논의 기대
최재경 객원논설위원·법무연수원 석좌교수
세상에 답이 없는 문제도 있을까?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올해 첫 검경 개혁 소위를 열고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사개특위가 구성될 때만 해도 야당이 극력 반대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는 몰라도 검경 수사권 조정은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예상했다. 작년 6월 21일 국무총리 임석하에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서명하고 대통령민정수석이 정부안을 설명하는 모습은 오랜 난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부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경찰에 수사권을 주어서 두 수사기관을 지휘·감독이 아닌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경찰은 모든 사건에 1차적 수사권과 수사 종결권을 갖고, 검찰은 공직 비리나 부패범죄, 선거범죄 등 특정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권을 가지면서 경찰 수사에 대해 송치 후 수사권, 보완 수사 요구권 등 사후적·보충적 통제권을 갖도록 한 것이다. 수사권 조정은 자치경찰제와 함께 추진하고, 경찰은 행정경찰·사법경찰 분리 및 경찰대 개혁 방안을 동시에 시행하기로 했다. 이런 정부의 합의 내용은 의원 입법으로 발의되어 그간 사개특위에서 논의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정당 간의 입장 차이 등으로 인해 국회 협상은 순조롭지 않았다. 공수처 설치 문제는 논의조차 하지 못했고, 그나마 타결 가능성이 높다고 봤던 수사권 조정 문제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해 결국 올해 6월로 논의 시한이 연장됐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국회 의석 구조상 정부와 여당의 힘만으로는 검찰 개혁이 어려우니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고 직접 호소한 것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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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검찰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권 조정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정부 합의안에 동의하지 못할 부분이 많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혀 왔다. 그간 침묵하던 일선 검사들도 반발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 검사장이 “경찰 수사 과정의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검찰의 사법통제권은 꼭 필요하다”는 소신을 언론에 밝힌 것은 일종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경찰도 사개특위 논의를 그렇게 반기는 것 같지 않다. 특히 자치경찰제 전면 실시나 행정경찰·사법경찰 완전 분리 문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검찰은, 정부 합의안과 같이, 수사권 조정이 실효적 자치경찰제 도입, 행정경찰·사법경찰 분리와 연계해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마지노선을 갖고 있다.

수사권 조정은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의 배분 문제다. 어떤 것이 절대적으로 옳고 그르다는 정답은 없다. 현실에 비추어 어떤 제도가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 판단 기준은 국가기관의 설치 목적, 수사권 조정의 경우에는 범죄 수사의 효율성과 인권 보장이다.

기관의 이해관계나 권한의 우열은 고려할 요소가 아니다. 범죄를 효율적으로 수사하고, 그 과정에서 인권 침해의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여러 기관이 병렬적으로 수사하면서 상호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최근 경찰이 전·현직 최고위 경찰 간부들의 댓글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그 과정을 지켜본 전직 경찰 간부들로부터 ‘이번에 수사하는 것을 보니 경찰에 견제 없는 수사권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 소문난 수사권 독립론자들의 반전은 큰 충격이었다. 미국에는 연방수사국(FBI)과 주, 시 등 자치경찰, 마약단속국(DEA), 국토안보부,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 등 다양한 경찰 조직이 있다. 조선시대에도 형부, 의금부, 사헌부, 장예원 등 복잡다기한 수사기관을 두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사람과 조직을 불신하기 때문이다.

국회 사개특위가 15일 다시 검경 개혁 소위를 개최해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한다고 한다. 시간이나 상황에 쫓겨 조급하게 서두를 일은 결코 아니다. 사개특위 활동 기한이 6개월 연장됐으니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갖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해주면 좋겠다.
 
최재경 객원논설위원·법무연수원 석좌교수
#국회 사법개혁특위#수사권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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