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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일관계 악화에도 끄덕없는 케이팝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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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일관계 악화에도 끄덕없는 케이팝 열풍

뉴시스입력 2018-12-12 22:14수정 2018-12-1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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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7시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에 위치한 ‘사이타마 아레나’. 일본에서 다시 불붙은 케이팝(K-POP)을 즐기려는 관객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2만여 석의 좌석을 가득 메운 일본 케이팝 팬들은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자 한국어로 ‘오빠’를 외쳤고 무대 위의 열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이날 행사는 CJE&M이 주최하는 음악 시상식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AMA)’다. 1999년 국내에서 ‘M.net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해 2009년 MAMA로 개칭한 뒤 2010년 해외로 진출했다. 일본에서는 작년에 처음 개최됐다. 올해로 2회째다. 최근 일본의 10대 소녀 팬들을 중심으로 다시 불고 있는 케이팝 열풍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날 시상식에는 뉴이스트W, 몬스타엑스, 워너원, 트와이스, BTS 등 일본 내에서 케이팝 부활을 이끌고 있는 가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아침부터 내린 비로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사이타마 아레나에는 행사 시작 한참 전부터 팬들로 붐볐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들고 와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응원하고, 행사장 앞에 마련된 한국 음식 시식 코너를 찾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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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으로 한일관계가 지난해 보다 더욱 경색되자 행사를 준비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2만2000(약 22만원)~2만9000엔(약 29만원) 가격의 티켓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됐다.

BTS의 팬이라는 도쿄 출신의 한 고등학생은 두 달동안 아르바이트를 해 티켓을 마련했다. 이 학생은 “지난달 도쿄돔에서 열린 BTS 콘서트를 가지 못해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로서 매우 아쉬웠는데 오늘은 직접 볼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아미지만 워너원 등 다른 케이팝 가수들도 좋아한다”는 이 학생은 “노래가 좋아지면서 한국 음식, 화장품에도 관심을 갖게 돼 요즘 신오쿠보(도쿄의 코리아타운중 한 곳)에서 가장 유행하는 한국식 핫도그를 먹으러 다녀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엄마 손을 잡고 온 10대 소녀 팬들의 모습도 많았다. 유튜브를 통해 워너원의 팬이 된 딸과 함께 왔다는 나카노 도모미(中野朋美·43)는 “한국 가수들의 춤과 노래는 일본의 어떤 아이돌 그룹도 따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딸과 콘서트는 물론 워너원이 나오는 한류 행사장을 함께 다닌지 벌써 3년째”라고 말했다.

2001년 원조 한류 가수 보아의 데뷔로 시작해 소녀시대, 카라, 빅뱅 등의 활약으로 2010년 일본에서 케이팝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한데 이어 일왕에게 식민지지배 사과를 요구하면서 일본 내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일본 지상파 방송들은 한국 드라마를 중단했고 자사 프로그램에 한국 가수들을 출연시키지 않았다. 당시 한 일본 대중비평가는 앞으로 일본에서 한류가 부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한류의 침체로 이전처럼 대형기획사를 통해 TV 등을 중심으로 일본 활동하기가 쉽지 않게 된 케이팝 가수들은 유튜브나 트위터 같은 SNS를 통해 일본 팬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작년 일본 공영방송 NHK의 ‘홍백가합전’에 한국 가수로는 6년 만에 초청된 트와이스도 유튜브 등을 통해 TT 안무 동영상이 먼저 알려지면서 일본에서 인기를 얻게 됐다. 트와이스는 올해도 ‘홍백가합전’에 출연한다.
따라서 최근 일본 내 케이팝 부활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새로운 것을 접하고 서로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젊은 세대들의 트렌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이라서’라는 생각 없이 한류를 자연스럽게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고, 한글을 사용하는 것에도 크게 거부감이 없어진 것이다.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황속에서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BTS 콘서트도 최근 10대 소녀팬들이 이끌고 있는 일본 내 케이팝 부활의 특징을 보여줬다.

BTS 멤버인 지민은 원자폭탄 투하를 연상케 하는 사진과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한국인의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어 최근 한일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BTS의 도쿄돔 콘서트를 앞두고 일본 지상파의 대표적인 음악 프로그램인 TV아사히의 ‘뮤직스테이션’ 출연이 돌연 취소됐고, 한일간 공방도 벌어졌다. 지난 10월3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증폭됐다.

BTS의 ‘뮤직스테이션’ 출연 결정은 고생끝에 얻게 된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한일간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BTS의 출연이 취소되면서 BTS를 비롯한 케이팝의 일본에서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BTS의 도쿄돔 콘서트는 우려와는 달리 성황리에 끝났다. 콘서트 현장에서 만난 일본 케이팝 소녀팬들은 한일간 갈등에 영향을 받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오히려 음악을 즐기는데 정치가 끼어드는게 불편하다는 인식인 듯했다.

이날 일본에서 두 번째로 열린 MAMA에서 만난 케이팝 팬들도 입을 모아 “좋아하는 가수, 노래를 즐기는데 정치가 어떤 상관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CJE&M에 따르면 이날 2만여석의 좌석을 훌쩍 넘긴 2만4000여명의 관객이 모였다. 행사장 앞 부스를 찾은 관객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도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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