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취임 첫날 광폭 행보 “선거제, 당내 논의 먼저”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2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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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공식 임기 첫날인 12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두루 접견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이은 접견 자리에서 최근 국회의 가장 큰 이슈인 ‘선거제 개혁’에 참여해 줄 것을 거듭 요청받았지만, 당내 의원들 의견 수렴이 먼저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하면서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웃으며 덕담을 건넸지만 신경전도 오갔다.

문 의장은 나 원내대표에게 “반대를 위한 반대를 안 하고 대안을 내는 성숙한 야당이라는 취임일성이 너무 좋았다”며 “그래야 합리적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여야도 중요하지만 그 가운데서 의장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당적을 내려놓으셨으니 중립적으로 임해주시면 저희도 협조할 건 협조하겠다”고 국회의장의 중립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야당은 야당대로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게 임무”라면서도 “하지만 흠집잡기, 딴죽걸기는 그만하고 차원 높게 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촛불 이야기를 많이들 하시는데 초기 촛불정치는 국민들이 헌법을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복원하라는 정신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여권에서 계속 자신들에게 무한한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어려운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에는 앞으로 협상 파트너가 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홍 원내대표는 “나 의원님을 우리나라 여성 지도자로 생각하고 모시고 일하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며 “여야 관계가 쉽지는 않지만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생을 편안하게 하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요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며 “여당이 청와대나 대통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말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등 여당 역할을 잘하면 좋아지리라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후 축하 난을 들고 온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접견하며 17대 국회 때 인연을 강조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의 변화를 주문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 수석이) 과거 (17대 국회 때) 몸싸움이 심한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한 가운데에 떨어졌을 때) 저를 온몸으로 막아주셨다”며 “우리 당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우려를 표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전향적으로 정치기조를 바꿀 수 있게 챙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병도 수석은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국정운영의 제언과 조언을 많이 해 달라”며 “여야와 정부 간에 협치가 안착되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후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각각 예방했다.

손 대표는 나 원내대표에게 “국민들의 투표가 제대로 의석에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국회는 다 윗사람들만 보고 있다”며 “국회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선거제도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멀리서 대표님을 뵐 때 합리적으로 여러 안을 조정하는 능력 있는 분으로 안다”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게 민주당과 한국당이 접점을 찾아갈 수 있게 애 써주시면 고맙겠다”라고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두 당 대표 예방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당내에서 의원총회를 빨리 열어서 이 부분(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무조건 합의를 해드리기에는 의원님들의 의견을 못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제는 권력구조와 연관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제를 선택할 것이냐 의원내각제를 선택할 것이냐에 따라서 관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의원의 예방을 받은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소수정당에 대한 배려를 통해 국회가 활발하게 정상화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 중요하다”며 “불과 50%를 득표한 대통령이 거의 100%의 권력을 독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국회도 그런 현상이 있기 때문에 여야가 한 발짝씩 물러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구제 문제도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급적 빨리 의원총회를 열어서 이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자는 그런 생각을 했다”며 “민주평화당도 이념적으로는 저희와 공유할 부분이 많이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야당으로서 공조할 부분은 공조하고 치열하게 토론할 부분은 토론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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