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군민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전면 복원 안 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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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유산 보존 위해 존치해야”… 전면복원 반대 대정부 투쟁 선언
철야농성 이어 서명운동 병행

최승준 강원 정선군수(왼쪽에서 세 번째)와 정선지역 기관·사회단체장들은 11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정선 알파인경기장 원상복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최승준 강원 정선군수(왼쪽에서 세 번째)와 정선지역 기관·사회단체장들은 11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정선 알파인경기장 원상복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정선군민들이 2018 평창겨울올림픽 경기장인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의 전면 복원을 반대하는 대정부 강경 투쟁을 선언했다.

최승준 정선군수와 지역 사회단체장들은 11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민 모두 경기장 전면 복원을 반대한다”며 “정부의 어떤 조정안도 수용할 수 없어 대정부 강경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최 군수는 “단지 올림픽 유산을 보존시켜 달라는 것뿐인데 정부 관계자들은 현장 한 번 찾지도 않고 책상 앞에서 주민들의 염원을 묵살하고 있다”며 “정부가 전면 복원을 강행하면 더욱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선군민들은 알파인경기장 존치를 염원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정선국유림관리소 앞에서 천막 철야농성을 진행 중이다. 6일부터는 경기장 입구 진입로에 철조망과 초소를 설치해 출입을 막고 있다.

최 군수는 “5일 서울에서 김재현 산림청장을 만나 지역 여론을 전달했지만 김 청장은 경기장 복원을 전제로 새로운 대안사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장 전면 복원 원칙을 밝힘에 따라 정부 방침이 변하지 않았음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강원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알파인경기장 입구에 원상 복원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주민들은 이곳에 철조망과 초소를 설치해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정선군 제공
강원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알파인경기장 입구에 원상 복원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주민들은 이곳에 철조망과 초소를 설치해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정선군 제공
알파인경기장 복원 논란은 평창올림픽 폐막 직후부터 계속되고 있다. 산림청은 당초 방침대로 전면 복원을 추진했지만 강원도와 정선군, 지역 주민들은 올림픽 유산 보존과 관광자원 활용 등의 이유를 들어 전면 복원에 반대해 왔다. 주민들은 원형 보존이 어렵다면 적어도 곤돌라와 관리도로의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 정선군의회와 군번영회,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정선 알파인경기장 원상 복원 반대 투쟁위원회’가 결성됐다.

이들은 경기장을 중심으로 곳곳에 100여 개의 복원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앞서 정선군의회는 10일 복원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고, 정선군민 600여 명은 8월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복원반대 집회를 갖기도 했다.

박승기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알파인경기장 조성과 복구 계획에 주민의 의견이 철저하게 무시됐고 일방적 복원은 정선군민의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전면 복원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위원 800여 명을 비롯한 4만여 군민 모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군수는 “여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대정부 투쟁을 한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군민들의 열망을 알기에 행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결코 지역 이기주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반발이 심화되자 김재현 산림청장은 12일 정선군청을 찾아 사회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앞서 산림청은 복원에 국비를 지원하겠다고 강원도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프 복원 및 곤돌라 철거 등 총 802억 원의 사업비 가운데 48.1%를 국비로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도의 수용 여부가 관심사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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