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문우람 승부조작 결백… 다른 거물들 연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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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열어 새 주장 쏟아내
“검사 틀린 말 듣고 추측성 진술 번복하려 했으나 안 들어줘”
선수 6명 실명 밝히며 조사 촉구
“사실과 다른 주장들 매우 유감” 거론 구단-선수 강하게 반발

이태양(전 NC·왼쪽)과 문우람(전 넥센)이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우람은 공모자가 아니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양(전 NC·왼쪽)과 문우람(전 넥센)이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우람은 공모자가 아니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2015년 승부조작을 한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전 NC)이 자신 외에도 승부조작을 하는 선수가 있다는 말을 승부조작 브로커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태양은 1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승부조작 제의를 받는 과정에서 “A는 자기가 직접 토토를 해서 자기가 직접 베팅을 한다. 자기가 1번 타자한테 홈런 맞고 돈 받아서 갔다. 간단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그 밖의 선수 5명을 거론했다. 또 브로커가 자신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얘 봐라. 땅바닥에 던져도 아무도 의심을 하지 않는다. 형이랑 너만 알면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태양이 자신과 함께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문우람(전 넥센)의 억울함을 호소한다며 함께 마련한 자리였다.

이태양은 고의볼넷을 통한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문우람은 이태양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문우람은 이태양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이와 더불어 이태양은 브로커로부터 승부조작을 제의받은 자신과는 달리 문우람은 처음부터 승부조작을 몰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태양이 검찰에서 “문우람이 승부조작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을 부인하는 것이다. 이태양은 “처음에 검사가 문우람의 통장에서 대가성 금액 1000만 원이 인출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말을 믿었기 때문에 문우람 통장도 대가성 금액에 연루됐다고 오해했고, 따라서 문우람도 승부조작에 연루됐을 것이라 생각하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사의 이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이 이태양의 주장이다. 문우람의 통장 조회까지 마쳤지만 1000만 원이 인출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검사의 잘못된 말을 듣고 추측성으로 대답해 문우람에 대한 오해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태양은 이후 검사에게 진술을 번복하려 했으나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사가 우람이의 무죄를 주장하지 않으면 야구선수로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도 우람이의 죄가 없다고 진술하면 내가 불리해질 것이고, 더 이상 변호를 할 수 없다는 식으로 겁박했다”고 덧붙였다. 또 “영구제명과 관련해 소명할 부분이 있었음에도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며 “KBO가 구단에 제 연락처를 물었으나 구단은 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저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전화번호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단이 자수하면 제명되지 않도록 하고 군대에 다녀오면 다시 받아주겠다고 해놓고선 아무 도움도 주지 않았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검찰이 진술 번복 기회를 주지 않고 서둘러 사건 브리핑을 진행했고 문우람은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선수 출신 브로커가 되었다는 것이 이태양과 문우람의 주장이다.

이태양은 이 같은 주장을 펴는 과정에서 브로커가 들려준 승부조작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선수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거론된 선수들과 소속 구단은 즉각 반발했다. 선수들의 소속 구단은 “이름이 언급된 선수들 본인이 매우 당황하고 있다.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NC도 “(이태양의) 사실과 다른 주장들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KBO는 특정 선수들의 이름이 거론된 이상 사실 확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금조 KBO 사무차장보는 “선수 실명이 거론된 이상 구단을 통한 사실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사안에 따라 수사 의뢰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이태양#문우람#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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