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로’ 걷는 은행권 임단협…올해 넘길듯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9일 0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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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에서 난항을 겪으며 올해 안에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은 협상이 결렬돼 파업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놓고 노사간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산별 교섭에서 전체적 윤곽은 합의됐지만 세부적인 사안은 개별 노조에 공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갈등을 겪는 건 가장 먼저 임단협에 돌입한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빠르면 이달 말 파업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지난 10월17일 협상을 시작한 KB국민은행 노사는 한 달 반 만에 파행을 겪고 있다. 약 10차례의 실무자 교섭 끝에 6일 임원교섭을 열었지만 두 시간 만에 결렬된 것이다. 7일 KB국민은행 노조는 중앙노동조정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달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파업에 들어간다.

현재 국민은행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부분은 세 가지다. 임금피크제, 페이밴드, 휴식시간 보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지난 9월 금융권 산별합의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진입연령을 1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세부적인 시행안은 각 사별로 합의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를 산별합의보다 6개월 미룬 내년 7월1일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산별안대로 내년1월1일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페이밴드와 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페이밴드는 일정 기간 내 승진하지 못하면 임금도 올리지 않는 연봉제다. 국민은행은 3년마다 호봉이 상승하고 2014년 이후 입사자에 한해 페이밴드를 적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측은 페이밴드 전 직급 확대를, 노조는 페이밴드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휴식시간 보장과 관해서는 PC오프제 도입에서 의견이 갈린다. 지난 9월 산별교섭에서 점심시간 1시간 동안 PC오프제를 도입하자는 방안이 합의된 바 있다.

박홍배 KB금융노조 위원장은 “무조건 1시간 PC오프제를 하자는 게 아니라 30분씩 쪼개 쓰던지 월 8회로 제한을 두는 등 유연한 방식을 제안했지만 사측은 PC오프제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보다 약 한달 늦게 임단협을 시작한 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은 막 협상에 돌입한 단계다.

지난달 14일 첫 교섭을 시작한 신한은행 노사는 5차례 실무진 교섭을 진행했지만 현재 새 노조위원장 선거로 논의가 늦어지고 있다. 신한은행 노조는 13일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다”며 “아무래도 선거 끝나기 전까지는 성과가 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실무자교섭에 돌입한 뒤 아직 1차 교섭만 진행했다. KB국민은행이 올해 10차례 이상 실무자교섭을 연 후 임원교섭에 돌입한 점을 감안할 때 아직 갈길이 멀다.

지난달 29일 본격적으로 합의에 돌입한 KEB하나은행은 하나·외환은행 제도통합안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돼 KEB하나은행이 탄생했지만 아직도 두 은행 직원간 임금과 복지제도 등은 다르다.노조 측은 요건이 좋은 회사를 기준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그보다 낮은 기준을 제시하며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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