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불구속 결의안’ 싸고 한국당 내홍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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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등 복당파 결의안 추진에, 친박 “탄핵 잘못 사과부터 하라”

한동안 잠잠했던 자유한국당에 다시 박근혜 논란이 일고 있다.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가 추진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촉구안이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있는 한국당 내부 갈등에 불을 댕기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과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 등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석방과 불구속 재판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나서자 친박 핵심들은 복당파들을 겨냥해 ‘탄핵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6일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가) 대통령을 탄핵한 것에 대해서 보수진영 앞에 ‘정말 잘못했고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을 탈당한 무소속 서청원 의원이 박 전 대통령 석방 추진 움직임에 대해 “이런 후안무치한 일은 처음”이라고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탄핵을 주도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석방을 요구하느냐는 게 이들의 정서다.

홍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김 의원이 불구속 재판 요구를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 등이 친박계의 환심을 사 당내 선거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꼼수를 쓴다는 것.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학용 의원이 김 의원 계보로 분류된다. 홍 의원은 또 “여권이 (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에) 동의하지 않으면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윤 의원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토론회에서 “김무성 의원의 과거에 대한 불신이 녹아 있어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저는 (진심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죄인”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 석방 촉구에 당 전체가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대통합을 내걸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최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구속 중인 최경환 의원을 만나는 등 친박계와의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박근혜 불구속 결의안’#한국당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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