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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기수 아래 후배 법관에 ‘현명한 판단’ 호소한 두 전직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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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기수 아래 후배 법관에 ‘현명한 판단’ 호소한 두 전직 대법관

황형준 기자 , 전주영 기자 , 김윤수 기자 입력 2018-12-07 03:00수정 2018-12-07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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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고영한 前대법관 영장심사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개입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왼쪽 사진)과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법조 선배라는 인식은 떨쳐버리고 법에 따라 판단해달라.”(박병대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12기)

“재판부가 현명하게 판단해줄 것이라 믿는다.”(고영한 전 대법관·63·11기)

사법부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두 전직 대법관은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동시에 열린 영장실질심사 막바지에 후배 법관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박 전 대법관은 법원종합청사 319호에서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28기)에게, 고 전 대법관은 같은 청사 321호에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27기)에게 각각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전직 대법관이 법정에서 사법연수원 16기수 아래 후배 법관들에게 불구속 재판을 요청한 것이다.

○ 朴 “재판 개입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시작된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3시 20분경 끝났다. 점심 식사를 거른 채 단 10분의 휴정기만 갖고 4시간 40분 동안 직권남용죄 성립 여부와 구속 여부를 두고 검찰과 박 전 대법관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이다.

박 전 대법관 측은 일부 사실 관계는 인정하면서 “부적절한 건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개입에 대해선 “재판부는 법원행정처 의견을 포함해 모든 자료를 검토해서 결론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견과 정보를 전달한 것이 재판 개입은 아니라는 뜻이다.

2014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의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관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 지연 회의를 한 것에 대해 박 전 대법관 측은 “논의한 대로 (외교부가 의견서를 낼 수 있도록) 대법원 내규를 바꿔줬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절차를 바꾸긴 했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재판 결과를 뒤집으라고 요구한 적은 없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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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2015년 이병기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총리직을 제안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박 전 대법관은 “총리직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면서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 高 “주도적 위치 아니었다”

고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는 3시간 반가량 걸렸다. 고 전 대법관 측은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개입 사건의) 자발적, 주도적 위치가 아니었다. 주요 어젠다에서 배제된 측면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수감 중)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독대하며 여러 사안을 결정해 본인의 가담 정도가 약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은 고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에 당시 청와대의 요구를 재판부에 전달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청와대를 상대로 한 재판 거래 혐의가 없지 않냐”고도 했다.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은 “법원은 국민들이 믿고 기대고 또 희망을 얻고 위로를 받는 최후의 보루이고, 대법관은 그런 법원의 상징이다. 전직 대법관이 구속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믿음과 희망이 꺾이는 일이 정말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 뒤 두 전직 대법관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두 전직 대법관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포토라인에 선 것만으로 법원 내부에선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대법관들이 후배 법관 앞에 서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판사는 “법원이 신뢰를 회복할 기회가 올 수 있을지 암담하다”고 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김윤수 기자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영장심사#후배 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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