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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中발신 인터넷전화, 국내 ‘010’번호로 바꿔 2억대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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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中발신 인터넷전화, 국내 ‘010’번호로 바꿔 2억대 보이스피싱

김동혁기자 , 김자현기자입력 2018-12-06 03:00수정 2018-12-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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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중계소를 설치해 중국 콜센터에서 걸려온 보이스피싱 전화를 국내에서 발신된 번호처럼 속여 피해자를 대량 양산해 온 일당이 최근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 검거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중계소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서울남부지검과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국내에서 중계소를 운영하며 2억여 원의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을 가로챈 조직원 21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김모 씨(40) 등 8명을 사기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의 주거지나 임차한 오피스텔에 이른바 ‘모바일 게이트웨이’라고 불리는 중계기를 설치했다. 한 대당 500만 원에 달하는 이 중계기는 최대 256개에 이르는 유심(휴대전화 가입자 식별 카드)을 꽂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유심 수만큼 별도의 국내 휴대전화 번호를 생성할 수 있다. 중국의 콜센터가 중계소와 먼저 연결한 뒤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전화를 걸면 ‘010’으로 시작되는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발신번호가 자동 변환되는 방식이다.

피해자들은 국내에서 휴대전화로 건 것으로 착각해 수사기관이나 지인 등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 더 쉽게 속았다. 또 발신지 추적이 쉽지 않아 수사기관의 추적을 더 어렵게 했다.

총책임자 A 씨는 주로 중국에 머물며 중계기가 설치된 중계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들어온 조선족을 상대로 월 300만 원씩을 주며 중계기 관리책으로 고용했고, 국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유심을 개통한 뒤 퀵서비스를 통해 건넸다. 인터넷전화를 국내 휴대전화로 변경하는 프로그램을 중계기마다 설치하는 것은 총책이 원격 제어를 통해 직접 관리했다.

이 조직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중계소마다 최대 5개까지 설치했던 중계기를 1개씩 줄이며 수사를 따돌리려 한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한다. 이번에 적발된 중계소만 총 20곳이며 검거 과정에서 확보한 중계기 72대엔 유심 2886개가 꽂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수사기관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전화가 중국 등지에서 걸려오는 것이라는 사실만 인지했을 뿐 어떤 방식으로 국내 번호로 변환된 것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번번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수금하는 ‘수거책’ 등 말단 조직원 검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수사기관이 피해자들에게 걸려온 전화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중계소를 찾아낸 것이라 향후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감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 등은 중국에 머물고 있는 총책 A 씨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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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혁 hack@donga.com·김자현 기자
#보이스피싱#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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