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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 사망’ 영흥도 낚싯배 사고 1년… 안전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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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 사망’ 영흥도 낚싯배 사고 1년… 안전은 제자리

황금천 기자 입력 2018-12-06 03:00수정 2018-12-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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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수준의 안전기준 적용 위한 ‘낚시 전용선’ 도입 어민 반발로 무산
해경 전용계류장은 예산 확보 못해
“구조 인프라 확충 등 중요하지만 안전 규정 지키려는 노력 필요”
인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에 최근 낚싯배들이 정박해 있다. 가운데 계류장에 해경의 연안구조정이 보인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지난해 12월 3일 인천 옹진군 영흥도 앞바다에서 15명이 숨진 낚시어선(낚싯배) 전복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다. 사고가 나자 정부와 해양경찰청은 낚싯배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쏟아냈지만 아직까지 현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양수산부는 4월 ‘연안선박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낚시와 어업을 겸업하는 어선의 경우에는 선장이 2년 이상의 승선 경력이 있어야 운항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이는 낚시관리 및 육성법을 개정해야 가능하지만 지난달에야 개정안이 발의됐다. 낚싯배에 위치발신 장치 등과 같은 안전장비 장착을 의무화하는 시행령 개정안은 여전히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또 낚싯배에 여객선 수준의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도입하려던 ‘낚시 전용선’ 운영제도는 어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현재 대부분의 낚싯배는 어민들이 조업할 때 쓰는 어선들이다. 승객을 태우지만 어선과 관련된 규제만 받다 보니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사고 당시 해경 구조보트가 민간 계류장에 어선 7척과 함께 묶여 있어 이를 풀고 출동하는 데 13분이 걸려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전용계류장을 확충하기로 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뚜렷한 진전이 없다. 1년이 지난 현재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파출소 11곳 가운데 영흥파출소를 포함해 4곳만 전용계류장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다른 파출소 4곳은 관공선 부두를 함께 쓰고 있으며 백령도와 대청도 연평도 등 서해5도 파출소 3곳은 민간 선박과 함께 부두를 이용하고 있다. 전국 해경 파출소 95곳 중 전용계류장을 갖춘 파출소는 27곳(38.9%)에 불과하다.

그 대신 해경은 내년 수색구조 및 안전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예산을 올해(627억 원)보다 23% 늘어난 770억여 원을 확보했다. 신형 연안구조정 12척을 도입하고 전용계류장도 확충하는 등 해양구조 인프라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구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760여 명인 전문 구조인력을 2020년까지 1150여 명으로 늘리고 대형헬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낚싯배들의 운항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낚싯배는 보통 새벽에 출항해 오후 4, 5시경 귀항하는 당일치기 일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물고기가 잘 잡히는 이른바 ‘포인트’를 선점하기 위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다른 선박과의 간격이나 감속 지점, 항로 등을 무시하고 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낚시하는 데 불편하다며 구명조끼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승객들의 안전불감증도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해경 관계자는 “낚싯배 운영 규정을 강화하고 구조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상 사고의 대부분이 부주의에 따른 것인 만큼 안전 규정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4년간 영업 신고를 한 전국의 낚싯배는 2014년 4381척, 2015년 4289척, 2016년 4500척, 지난해 4487척 등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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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낚싯배 이용객은 2014년 206만 명에서 지난해 414만 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낚싯배 사고는 87건에서 263건으로 크게 늘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영흥도#낚싯배 전복#낚싯배 안전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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