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박스 매력요? 언어 달라도 소통에 아무 문제 없는거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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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음악예능 ‘보컬플레이’서 발군의 존재감 과시
비트박서 에이치하스-히스
혈혈단신 마이크 한 자루만으로 듣는 이 압도하는 카리스마 선봬
소문난 연습벌레인 히스, 18세인 현재 세계적 수준 자리매김

“이게 다 한 사람이 내는 소리라고?”

채널A 아카펠라 음악 예능 ‘보컬플레이’에서 비트박서 에이치하스(H-has·본명 하태현·23)와 히스(hiss·본명 최현서·18)를 본 청중과 프로듀서들은 경악했다. 히스가 마이크에서 나오는 목소리만으로 폭풍 같은 드럼 비트 위에 각종 전자음과 금관악기의 선율을 층층이 쌓아 올려 ‘데스파시토’와 ‘홀리데이’를 재해석하는 신공을 펼쳤기 때문이다. 에이치하스는 중국 전통 현악기인 얼후(二胡) 소리를 내면서 서정적인 선율을 연주해 객석을 황홀경에 빠뜨렸다. 판정단의 가수 윤상은 “단순한 비트박서가 아니다. ‘뮤직 박서(Music Boxer)’라고 부르고 싶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어 프로듀서 뮤지와 함께 팀을 이룬 두 사람은 ‘창의성’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경연에서 ‘이태원 프리덤’ 리믹스 곡을 선보였고, 판정단(보컬메이트)과 관객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얻으며 MVP(Masterpiece of Vocal Play)를 거머쥐었다. 혈혈단신 마이크 한 자루만으로 듣는 이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이고 있는 두 비트박서를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세계 대회에서 처음 만난 외국 비트박서들과도 그 자리에서 비트박스를 주고받아요. 가사가 필요 없으니 언어가 달라도 소통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게 비트박스의 가장 큰 매력이죠.”(히스)

채널A 아카펠라 음악 예능 ‘보컬플레이’에 출연해 초대 MVP에 오른 비트박서 에이치하스(왼쪽)와 히스. “우리는 긍정적인 오타쿠들”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이들은 인터뷰 중에도 잠시만 짬이 나면 비트박스를 선보이며 흥을 돋웠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채널A 아카펠라 음악 예능 ‘보컬플레이’에 출연해 초대 MVP에 오른 비트박서 에이치하스(왼쪽)와 히스. “우리는 긍정적인 오타쿠들”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이들은 인터뷰 중에도 잠시만 짬이 나면 비트박스를 선보이며 흥을 돋웠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히스는 18세에 이미 국내 ‘원톱’을 넘어 세계적 수준의 비트박서로 떠올랐다. 국내 최대의 비트박스 대회 ‘코리아비트박스챔피언십’ 2018년 대회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스위스에서 열린 ‘그랜드비트박스배틀’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대회에 심사위원으로도 참석할 정도다.

그는 소문난 연습벌레기도 하다. 스네어드럼의 가장자리를 활용한 주법인 ‘림샷’ 소리를 완벽하게 내기 위해서만 1년 6개월을 투자했단다. 에이치하스도 “히스의 연습량은 남들이 10년에 걸쳐 할 연습을 2, 3년 안에 몰아서 하는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비트박스 대회에선 예선에서 탈락한 사람도 아무도 집에 가지 않아요. 음악 자체를 즐기고, 상대를 ‘리스펙트’ 하는 거죠.”(에이치하스)

역시 국내 챔피언 출신(2015년)인 에이치하스는 유명 비트박스 대회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20세이던 2015년부터 매년 여름 부산에서 ‘다이투다이’를 개최하는데, 이 대회는 국내 대회 중 가장 많은 참가자를 자랑한다. 매년 청소 용역, 신문 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해 가며 대회 운영비를 마련했단다. 그는 12월에 그룹 노라조의 조빈과 함께 작업한 음원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비트박스는 소리의 본질을 탐구하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늘 새로운 소리를 연구하고, 소리를 통해 비트박서의 창의성을 드러내죠.”(에이치하스)

“해외 비트박서들이 ‘보컬플레이’를 두고 ‘어메이징 쇼’라고 극찬하더군요. 국내외를 통틀어 비트박스를 하나의 장르로 인정해준 첫 프로그램이거든요. 지금까지 비트박스가 ‘악기’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다면, 앞으로 비트박스 자체를 하나의 장르로 정착시키는 게 저희의 꿈이랍니다.”(히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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